정치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보궐선거' 여당이 이긴다면? 야당이 이긴다면?
입력 2013-10-30 11:45 
지금 이 시간 현재 두 곳에서 보궐선거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니 선거지만, 오늘 선거는 여러 모로 의미가 있습니다.

여당이 승리하느냐, 야당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현재 살벌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국정원 논란의 향배가 갈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친박 실세로 꼽히는 서청원 새누리당 후보가 뛰어든 경기 화성갑이 향후 정국 방향에 핵심 키가 될 전망입니다.


여야 후보들의 얘기를 들어볼까요?

▶ 인터뷰 : 서청원 / 새누리당 경기 화성 갑 후보
- "저에게 이 지역 심부름꾼으로 선택해 주실 것으로 믿고 확신합니다."

▶ 인터뷰 : 오일용 / 민주당 경기 화성 갑 후보
- "저 오일용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화성의 미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잘못 가고 있는 대한민국을 위해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의원도 마지막까지 골목길을 누비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오늘 선거에서 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한다면 야당의 국정원 공세에 여유와 자신감을 갖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안그래도 새누리당이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문제삼으며 공세적으로 나온 터라 여당의 승리는 대선 불복 공세를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심재철 / 새누리당 최고위원
- "민주당 초선의원 내각총사태 주장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황당하다. 정부를 상대로 총사태 제정신인가. 또 대통령재신임 투표 안건도 논의, 대선불복 본심이 드러났다."

반면, 야당은 내부 동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내각 총사퇴를 주장했지만, 사실상 역풍이 부는 상황에서 투쟁 동력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박홍근 / 민주당 의원(어제)
- "정홍원 국무총리와 남재준 국정원장, 황교안 법무부장관 등 내각을 총 사퇴시키고 청와대 비서실을 전면 개편하라."

반면, 야당이 승리하거나 최소한 근소한 차이로 격차를 줄인다면 야당의 투쟁 동력은 더 커질 것을 보입니다.

대선 불복 대 헌법 불복이라는 싸움에서 국민이 야당이 지지했다고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반면, 새누리당은 국정원 논란에서 벗어나 민생 예산 국회를 강조하며 거리두기를 할 공산이 큽니다.

여야 지도부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최경환 /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늘)
- "올해 우리는 정치권 갈등으로 인해 수십조달라에 달하는 경제손실과 미국 셧다운 사례를 목도한 바 있다. 이 일은 남의 나라에서 일어날수있는 일로 끝나야한다. 정쟁으로 경제성장 발목잡고, 우리 국민 전가 결코 일어나선 안된다."

▶ 인터뷰 : 김한길 / 민주당 대표(오늘)
- "늦었지만 이제라도 나서서 진상 명백히 규명하자 책임자를 문책하겠다 재발방지 위해 제도 개혁하자 하며 사과하면 될텐데 박근혜 대통령은 계속 침묵하고 계신다."

당과 청와대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관건은 서청원 전 대표가 화려하게 부활해 국회로 들어오느냐입니다.

서 전 대표가 입성한다면 새누리당의 당권은 김무성 의원과 서청원 전 대표, 그리고 최경환 원내대표의 3강 구도로 짜여질 가능성이 큽니다.

누가 더 '박심'에 가까울까요?

공기업과 공공기관장 인사를 놓고 대선 공신들의 서운함이 크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으니, 이들이 과연 그 서운함을 덜어줄 수 있을까요?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의 위상도 변할까요?

지금 야권은 김 실장을 '기춘대원군'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내란음모 사건부터 채동욱 전 검찰총장 문제, 국정원 논란까지 김 실장이 모두 컨트롤 한다는 겁니다.

심지어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와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모두 서울 법대와 PK 선배인 김 실장이 발탁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전병헌 / 민주당 원내대표
- "김진태 검찰총장 내정을 둘러싼 인사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정홍원 총리의 3각 편대 구축이 드러났다"

김 실장은 박 대통령이 먼저 묻기 전에는 인사에 대해 말하는 법이 없다며 억울해 하고 있지만, 세간의 의심은 쉽게 걷히지 않고 있습니다.

서청원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이런 김 실장의 위상이나 역할도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서 전 대표가 관여할 수 있다는 뜻일까요?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정쟁에서 벗어나 민생에 전념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정원 논란과 PK 편중인사 논란 등 박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일은 끊임없이 생기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을 대신해 여권에서는 누군가 정치권의 정쟁을 총대를 매서라도 깔끔하게 처리해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민심의 지지를 얻어야 하고, 야당의 공세를 막아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번 선거는 어떤 면에서 그런 흐름 전환의 분수령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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