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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꼬이는 마운드 운용`, 진정한 승부사는?
입력 2013-10-30 09:13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대구로 옮긴 한국시리즈 향방이 알 수 없게 됐다. 양 팀 감독의 지략 대결이 더 중요해졌다. 특히 단기전 승부를 좌우할 투수 운용이다. 이미 1~5차전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삼성 라이온즈가 지난 29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7-5로 누르고 시리즈 2승3패로 기사회생했다. 양 팀은 대구에서 6, 7차전을 치른다. 최대 2경기를 남겨둔 두 팀 모두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에서 삼성 선발 윤성환이 3회말 1사 1, 2루 두산 오재일에게 2타점 동점 2루타를 허용한 후 강판당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양 팀의 투수 운용이 묘하게 꼬이고 있다. 삼성은 선발과 불펜 운용이 한국시리즈 내내 깔끔하지 못했다. 1, 5차전 우완 윤성환의 선발 카드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1차전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윤성환은 5차전에서도 4-1인 3회말 최준석과 오재일에게 3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4-4 동점을 내준 뒤 마운드를 안지만에게 넘겼다.
삼성은 이날 지면 끝인 상황이었으나 불펜 교체 타이밍이 늦었다. 안지만과 오승환을 아꼈고, 릭 밴덴헐크를 불펜 대기 시켜놓고도 경기를 어렵게 풀었다. 6차전 선발이었던 밴덴헐크를 7회 기용하면서 선발 운용도 꼬였다. 3회 투수 교체 시기를 앞당겨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밴덴헐크를 투입하지 않고 경기를 쉽게 끝낼 수도 있었다.

두산도 투수 운용이 어설펐다. 시리즈 1승만 더하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불펜 총력전을 펼치지 못하고 무너졌다. 시리즈 분위기는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누구보다 두산이 더 잘 안다. 그러나 두산 벤치는 여유를 부린 투수 교체 실수로 다 잡은 기회를 놓쳤다.
두산은 4차전까지 우려했던 불펜 투수의 효과적인 운용으로 삼성을 압도했다. 그러나 5차전은 큰 아쉬움이 남았다. 팀의 네 번째 투수 정재훈의 교체 타이밍이 문제였다. 두산은 세 번째 투수 윤명준이 5-5인 8회 선두타자 진갑용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투수를 정재훈으로 교체했다.
필승조가 아닌 정재훈의 투입은 납득하기 힘든 투수 교체였다. 정재훈은 제구력이 뛰어나지 않았다. 세기에서도 윤명준에 못 미친다. 그러나 상대 9번 정병곤을 상대로 정재훈을 내보냈다가 번트 자세에서 강공으로 전환한 정병곤에게 안타를 얻어맞았다. 이어 정형식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해 1사 2, 3루 위기에 몰렸고, 박한이의 결승 2타점 적시타로 무너졌다.
두산은 뒤늦게 홍상삼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이미 승부가 갈린 뒤였다. 한 박자 늦은 엇갈린 투수 운용이 안방 축포를 터뜨리지 못하게 만든 결정적 패인이 됐다.
양 팀은 선발과 불펜 카드를 다 꺼내들었다. 두산은 6차전 선발로 더스틴 니퍼트를 확정했으나 불펜이 불안하고, 삼성은 5차전 28개의 공을 던진 밴덴헐크와 장원삼의 4일 만의 선발 등판을 놓고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올해 포스트시즌. 마지막 6, 7차전을 남겨둔 양 팀 벤치의 냉철한 투수 운용에 따라 우승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
두산 베어스 투수 윤명준과 교체하고 있는 투수 정재훈. 사진=한희재 기자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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