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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품은 박상오, 3년 전 ‘MVP 향기’ 난다
입력 2013-10-26 16:55 
[매경닷컴 MK스포츠(안양) 서민교 기자] 서울 SK 포워드 박상오의 존재감이 살아났다. 3년 전 부산 KT 유니폼을 입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걸맞는 활약이었다.
박상오는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21점 7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SK는 5승1패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박상오는 이날 내‧외곽을 오가며 득점포를 가동했다. 3점슛 3개를 터뜨리는 등 팀 공격이 막힐 때마다 활로를 뚫었다. 문경은 SK 감독은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박상오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서울 SK 박상오가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올 시즌 최다 21득점을 폭발시키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KBL 제공
박상오는 SK 이적 이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 시즌 SK가 정규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팀의 중심에 서지 못했다. SK를 이끈 것은 김선형과 애런 헤인즈였다. 문 감독에게 강한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 박상오에게 공격 옵션이 주어졌다. 문 감독은 지난 시즌 김선형과 헤인즈의 공격 옵션이 막혔을 때 답이 없었다. 올 시즌에는 박상오와 변기훈 등 2, 3번 선수들에게 공격 옵션을 다양하게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정적 사건도 있었다. 지난 13일 전주 KCC에 완패를 당한 직후였다. 문 감독이 선수단에 회식 자리를 권하며 불만을 털어놓는 시간을 마련했다. 박상오는 이 자리에서 김선형과 헤인즈 외에 다른 선수들이 공을 만질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줬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제안했다. 다음날 문 감독은 새로운 공격 옵션을 가지고 나왔다. 물론 박상오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을 위한 다양한 옵션이었다.
박상오는 올 시즌 6경기서 평균 12.8점 6.5리바운드를 책임지고 있다. MVP 시즌 평균 14.9점 5.1리바운드를 기록했던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박상오는 올 시즌 목표를 리바운드로 잡고 있었다. 몸값을 하기 위해 리바운드라도 5개 이상 잡자고 마음을 먹었다”면서 그런데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시고 공격 옵션도 주셔서 감사드리고, 책임감을 갖고 공 하나라도 날리지 않도록 집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상오는 김선형과 헤인즈만 막으면 되는 팀이라는 얘기를 듣기 싫었다”며 둘이 막혀도 다른 선수들이 풀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다른 팀들에게 그런 공포심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그러면 올 시즌 내 목표는 성공이다”라고 독을 품었다.
박상오가 최근 슈팅 감각이 돌아온 다른 이유도 있었다. 문 감독은 박상오가 팔을 다쳤는데 그래서 오히려 제 위치로 자세가 돌아간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박상오도 수긍했다. 그는 아마 감독님의 진담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잘 들어갈 리가 없다. 통증이 조금 남아있긴 하지만, 징크스로 만들어 팔에 보호 테이프를 계속 붙이고 있다. 팔의 각이 정말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 붙이고 뛸 생각”이라고 웃었다.
박상오가 팔을 다친 이유도 재밌다. 농구가 아닌 팔씨름을 하다가 입은 부상인 것. 박상오는 김우겸이랑 팔씨름을 하다 다쳤는데, 내가 이겼다. 그런데 우겸이는 부상은 당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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