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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모든 것 털어놓은 이준 “전 이제 신비주의 하면 묻혀요”
입력 2013-10-24 08:07 
먹고 살아야 하니 정말 열심히 해야 하는 거죠. 불러주시면 저는 어디서든, 뭐든 할 거예요. 일단 일당을 받았으니까요. 하하하.”
이렇게 말하는 게 장난스러운 것 같아 몇몇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그룹 엠블랙 멤버 이준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하지만 진심도 느껴진다. 열심히 하겠다는 것, 특히 누군가 말했듯 밥 벌어먹는다는 건 중요하기 때문인데 이준의 말이 재미있으면서도 장난이 아니라는 사실이 순간적으로 번쩍하고 들 수밖에 없었다.
영화 ‘배우는 배우다(감독 신연식)로 원톱 주인공인 된 그룹 엠블랙의 이준은 현실 속에서도 말을 가리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정제되지는 않았지만 열정 넘치는 가수 겸 배우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예전 아이돌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았는데 이준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하자 요즘에는 신비주의 하면 묻히는 것 같아요. 적어도 저에게는 그래요. 활동 안 할 생각이라야 그렇게 하겠죠”라고 웃었다.
2009년 싱글 ‘저스트 블랙(JUST BLAQ)을 부른 엠블랙의 멤버로 데뷔한 이준은 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보다 앞서 할리우드 영화 ‘닌자 어쌔신(2009)에서도 가수 겸 배우 비의 아역으로 연기의 맛도 봤다. 이미 연기를 해봤으니 크게 놀라울 게 없을 것 같은데 차원이 다른 듯하다.
이준은 주인공이 아니었으니까”라며 재미있게 편하게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게 많아 부담이 컸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 대본을 가지고 열심히 안 할 수가 없어요. 이런 대본이 있다면 누구나 열심히 하려고 할 걸요? 네게 플러스가 많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어요. 연기뿐 아니라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거라고 믿었거든요.”
‘배우는 배우다는 무명시절을 거쳐 톱스타가 된 배우가 다시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첫 장면부터 강렬한 이준의 눈빛과 표정 연기가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큰 스크린에 혼자 나와도 절대 어색하지 않은 이준. 다른 배우들을 압도할 정도다.

이준은 해외에서 더 많이 인정받는 김기덕 감독을 통해 발탁됐다. 김 감독이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에 출연했을 때 이준을 눈여겨봤고, 시나리오를 건넸다. 평소 김기덕 감독 스타일을 좋아했다는 그는 제의를 받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제가 출연하든 안 하든 시나리오를 어떻게 해서든 구해서 많이 읽는 편이에요. 이 시나리오가 들어왔는데 이렇게나 빨리 읽을 줄은 몰랐어요. 안 하면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속사에 얘기해 오디션 보게 해달라고 설득했죠. 꼭 이건 해야 할 것 같다고요. 다른 때는 제 뜻을 굽혔는데 이번에는 절대 그럴 수 없었어요.”
멤버들은 자기 뜻을 굽히지 않고 열심히 연기한 이준이 부러웠던 것 같다. 멤버들이 장난기가 많아서 놀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좋은 영화 보게 해줘서 고맙다고 하니 정말 좋았죠.”(웃음)
이준은 상당히 수위 높은 베드 신도 소화했다. 이성과 스킨십에 거부감을 느낀다고 말을 하니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과를 졸업했는데 여자들과 서먹하다고?
이준은 무용과를 나왔으니 여자들과 편하다고 생각들을 하는데 그건 아니다. 그 친구들은 남자애들처럼 편한 상대”라며 하지만 다른 세계로 나오니 이성이 더 어색하더라”고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물론 이준은 이성과의 스킨십이 어색하긴 하지만, 그가 연애를 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나이에 비해서 나름 많이 이성을 만난 편”이라고 고백했다.
극 중 병적인 집착이 심한 것 같이 보이는 오영을 연기한 이준에게 실제 비슷한 점이 있느냐고 물으니 나도 연애할 때 약간 집착이 있는 편”이라고 털어놓았다. 사실 저는 몰랐는데 그 여성분이 힘드셨나 봐요. 결국 제가 차이긴 했는데 제가 좀 집착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영화는 극대화가 된 모습이잖아요. 정신병자 같기도 한데 이 인물에 비해서 저는 정당히 양반 같았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극 중 인물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예요.”
첫 주연 데뷔를 마친 이준은 어떤 평가를 받으면 좋을까?
연기 잘한다고들 해주시는 분도 있지만, 혹평도 있겠죠. 안 좋은 소리에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줬다고 생각하거든요?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어요. 아쉬운 점은 있지만 어떤 평가도 수용할 수 있어요. 못해본 게 많은데 언젠가는 영화 ‘말아톤의 조승우 선배처럼 캐릭터가 확실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또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테지만 무척 노력할 거예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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