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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훈-하정우, 단순한 도토리 키 재기 아닌 ‘용호상박’
입력 2013-10-22 15:22 
[MBN스타 여수정 기자] 2013년 하반기 한국영화의 저력은 막강하다. 배우들의 기상천외 깜짝 변신을 시작으로 흥미진진 공감백배 스토리, 연기파 배우들의 향연 덕분에 극장가는 말 그대로 축제분위기다. 축제에 흥을 더하듯 연기파 배우 박중훈과 하정우가 영화감독으로 변신, 팔방미인이란 무엇인지를 톡톡히 보여준다.

박중훈 감독에 앞서 하정우 감독은 첫 감독 데뷔작 ‘롤러코스터로 지난 17일 관객과 만났다. 2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일 ‘롤러코스터는 5만3780명을 동원, 총 누적 관객 수 18만2548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하정우 감독은 개봉 4일 만에 제작비를 회수하며 조용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개봉 주 이미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둔 만큼 앞으로 엄청난 흥행저력을 보일 ‘롤러코스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정우 감독과 대결 아닌 대결을 펼친 박중훈 감독의 ‘톱스타 역시 대중들의 무한기대감을 안고 오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성공과 배신, 꿈과 욕망이 뒤섞인 화려한 톱스타들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렸다. 선망의 대상인 톱스타들의 이야기를 주 배경으로 삼아 대중들에게 어딘지 모를 괴리감을 안길까 걱정되지만, 이는 사치에 불과하다. 걱정을 단번에 날려버리며 오히려 선망의 대상 이야기이기에 더욱 강한 인상과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 여운을 남긴다.

현재 박중훈과 하정우는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했기에 많은 관심을 받고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미 베일을 벗은 하정우의 ‘롤러코스터와 곧 베일을 벗을 박중훈의 ‘톱스타는 때 아닌 비교대상이 되기도 한다. 주제와 소재도 다른 두 작품이 비교대상이 되는 건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이 역시 이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증명하는 셈이다.

하정우의 ‘롤러코스터는 욕쟁이 한류스타 마준규(정경호 분)와 각양각색의 승객, 승무원들이 탄 비행기가 예기치 못한 태풍에 휘말려 추락 위기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하정우표 고공행진 코미디 장르로 대중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욕을 입에 달고사는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마준규를 시작으로 어쩜 저렇게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한자리에 모였을까 의문이들 정도 각양각색 등장인물 향연, 웃음이 충만한 주변상황들 등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하정우스럽다”는 느낌을 강하게 전달한다.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맛깔스런 농담이 자연스러운 대사로 변해 웃음을 안기고 훈남 이미지의 정경호의 욕쟁이 변신은 너무도 신선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주인공은 분명 욕쟁이 마준규이지만 개성만점 등장인물들에게도 시선이 고정되며 한 배우가 아닌 모든 등장인물들이 ‘롤러코스터의 배우다 라는 일심동체를 느끼게 한다.

웃음만이 존재할 것같은 ‘롤러코스터에 교훈도 존재한다. 극중 마준규는 삶에 위협을 느끼자 자신의 지난날을 회개하며 반성한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이 지나감과 동시에 언제 그랬냐는 듯 능청스럽게 원래의 욕쟁이 마준규로 활약한다. 이는 사람은 어느 상황이든지 절대 변하지 않음에 일침을 가하며 무언의 교훈을 안긴다.

‘롤러코스터가 코믹으로 교훈을 전한다면 ‘톱스타는 진지함과 현실적인 감각으로 교훈을 전한다. 박중훈 감독의 ‘톱스타 역시 화려한 캐스팅, 배우들의 적나라한 실태 고발, 배우들이기에 더욱 자연스러웠던 연기, 동경의 대상이 건네는 교훈, 통쾌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찔리는(?) 듯한 상황들이 친숙하다. 특히 28년의 연기경험으로 얻은 교훈을 작품에 담은 박중훈 감독 덕분에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우연한 기회로 배우의 길을 걷게된 태식(엄태웅 분)과 과거 자신의 매니저이자 늘 믿음직스러웠던 태식을 잘 알기에 묵묵히 서포터즈 해준 원준(김민준 분). 친형제 못지않은 다정함으로 부러움을 안겼던 이들은 태식의 연기와 함께 조금씩 서로를 시기하고 경쟁한다. 이 과정에서 태식은 은인이자 배우라는 길을 열어준 원준을 냉정하게 배신하며 어쩜 저럴 수가…”라는 충격을 안기지만, 이 모습이 낯설지만은 않다. 사람은 원하는 것을 얻으면 더 많은 것을 얻고 싶듯, 태식의 욕심과 야망은 우리들의 모습을 너무도 잘 표현해 나쁘지만 그의 심리가 이해되며 공감된다.

분명 톱스타들의 욕망과 거친 세계를 주 무대로 했지만, 인간의 욕심 처절한 끝과 현재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공감과 교훈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작품이다. 극중 카메오로 등장하는 김수로의 애드리브인 줄 만 았았던 대사들이 사실은 데뷔 초 한 감독에게 박중훈 감독이 들었던 실제 말로 사실감과 웃음을 선사한다.

박중훈 감독은 ‘톱스타로 하정우 감독은 ‘롤러코스터로 관객을 만난다. 사진=포스터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할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박중훈과 하정우 감독은 연기를 넘어 연출에 대한 무한애정을 보인 것은 확실하다. 진심은 통하듯 각자의 작품으로 이들이 진정 전하고자하는 바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그들의 감독작이 계속 제작되길 바란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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