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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올 겨울 MLB 국제시장 최대어
입력 2013-10-18 14:25  | 수정 2013-10-18 15:19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MLB는 최근 선수 수요는 넘쳐나는데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윤석민이 올 겨울 다나카 마사히로와 함께 국제 스카우트 시장의 최대어로서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한 이유다.
윤석민의 도전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 메이저리그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윤석민의 진출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윤석민이 그간 한국 무대와 국제대회서 보여준 경쟁력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로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첫 번째 근거. 거기에 류현진을 포함한 아시아 투수들의 호투로 만들어진 좋은 인식, 포스팅시스템에 비해서 비교적 손쉽게 영입할 수 있는 FA 신분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석민은 올 겨울 메이저리그 국제시장의 최대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진=한희재 특파원
이런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특히 주목할 것은 상대성의 측면도 크다. 미국 시장의 선수수급의 공급과 수요의 구조가 최근 수요 과잉으로 쏠리고 있는 것도 단단히 한몫을 할 전망이다.

MLB는 최근 사상 최대의 호황이다. 꾸준하게 관객 수가 유지되고 있는데다 중계권료의 폭등으로 각 구단들에게 돈벼락이 쏟아지고 있다. 개별적인 구단들의 중계권료 계약 수준은 연간 3억달러(3184억원) 수준까지 뛰었다. 추가로 받는 금액도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미국의 대표 메이저 방송 3개 사와 2014년부터 8년간 총액 124억 달러(약 13조2184억 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를 30개 구단에 균등 분배할 예정으로, 구단들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연간 5000만달러(530억원)로 추정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돈을 쓸 수 있는 곳이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돈으로 선수를 수급하는 것을 막는 제도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적 여유만 풍족하다면 가장 손쉬운 선수 영입 방법인 FA를 억제하는 대표적인 규제는 사치세(luxury tax)다. 사치세는 팀의 재정 수준 차이가 전력의 차이로 벌어지는 것을 제어하기 위해 2003년부터 도입된 제도로, 팀 연봉이 상한선을 넘은 구단에게 무는 일종의 벌금. 지난해 뉴욕 양키스가 사치세로 낸 금액이 무려 1931만1642달러로 당시 환율로 207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부자 구단들도 이중 부담의 우려가 큰 FA선수들을 싹쓸이 하지 못한다. 거기에 상위 FA 선수들은 영입 시 신인드래프트권을 원 소속구단에게 양도해야 하는 치명적인 리스크가 있다.
인터내셔널 드래프트 계약금에도 제한을 두면서 국제시장 유망주 수급도 어렵게 바꿨다. FA 공급 자체도 과거에 비해 훨씬 줄어든 것도 선수수급을 막는 요소다. 많은 구단들은 살림살이가 풍족해지면서 소속팀의 대표선수와 FA이전에 거액의 장기계약을 맺고 있다. 결국 FA시장에 나오는 선수는 지나치게 몸값이 비싸거나, 전성기를 지난 매력적이지 않은 매물들이 대부분이 됐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국제시장이 점점 더 매력적인 수급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류현진과 다르빗슈 유가 거액의 몸값으로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게 된 것은 이런 거시적인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윤석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올해 메이저리그가 자국내 FA나 트레이드가 아닌 방법으로 선수를 수급할 활로인 국제시장서 다나카와 함께 최대어가 될 전망이다. 사실 국제시장은 한정적으로 쿠바와 아시아 시장이 전부다. 캐나다, 호주, 남미의 유망주들은 어린 나이에 스카우트 돼 팜시스템에서 성장하기에 논외의 문제. 결국 경력과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은 쿠바를 탈출한 선수들과 한국, 일본, 대만의 선수들밖에 남지 않는다. 그 중 올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거나 가능성이 있는 투수는 다나카와 윤석민 단 둘 밖에 없다.
일본의 경우는 최근 이어진 메이저리그 러쉬로 메이저리그 진출의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씨가 말랐다. 특히 투수쪽은 더욱 제한적이다. 지난 제3회 WBC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한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마에다 켄타가 후보지만 2017년 이후에 FA자격을 취득할 수 있어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
쿠바는 앞서 7월 미구엘 알프레도 곤잘레스라는 거물급 투수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6년간 4800만달러(약 533억원)에 계약했다. 쿠바 탈출과 망명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할 때 올 겨울 추가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릴 수 있는 투수는 없다.
국제시장 최대어를 넘어 FA 시장 최대어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다나카를 제외하면 윤석민이 가장 매력적인 매물인 셈이다. 특히 다나카는 현재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일본야구기구(NPB)가 재논의 중인 포스팅시스템을 거쳐야 하기에 추가 비용 부담이 크다. 또한 에이스급을 원하는 구단들이 주요 구매 대상이다. 냉정히 말해 윤석민과 구매자들이 겹치지 않는다.
최근 윤석민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보이고 있는 자신만만한 행보의 근거는 기본적으로 윤석민의 경쟁력에 대한 확신이 첫 번째다. 거기에 이처럼 유리하게 흘러가는 시장 상황과 메이저리그 각 구단들의 풍족한 사정도 계산에 깔려 있다.
지난 겨울 류현진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던 당시, 다저스의 고액 배팅에 놀란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시장은 이미 변했고, 더욱 변해가고 있다. 아시아권에서 호투를 펼친 투수들에 대한 경쟁력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추가로 국제시장에서 영입할 수 있는 선수들은 해당 선수의 모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가장 위험부담이 적고 매력적인 국제시장에서, 최대어가 된 윤석민의 계약이 긍정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이유들이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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