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초점] 진짜 가요제 된 ‘무도가요제’…가요계 심정은 복잡하다
입력 2013-10-18 11:55 
[MBN스타 유명준 기자] 프로그램 하나가 대중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그러나 방송의 영역을 넘어서 끼치는 영향력은 언제나 호불호가 갈린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17일 오후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자유로 가요제를 개최했다. 무려 3만5000명의 관객들이 몰려, 여느 페스티벌 못지않은 열기를 내뿜었다.

이날 무대에선 ‘무한도전 멤버들은 ‘더블플레이 (정준하와 김C), ‘형용돈죵 (정형돈과 지드래곤), ‘하우두유둘 (유재석와 유희열), ‘거머리 (박명수와 프라이머리), ‘장미하관 (노홍철과 장미여관), ‘세븐티핑거스 (하하와 장기하와얼굴들), ‘갑(GAB) (길과 보아) 등을 선보였다.

‘무한도전 가요제는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 이후 2년에 한번씩 개최되고 있다. 2009년 ‘올림픽대로 가요제, 2011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등으로 이어졌고, 올해가 4번째다.

규모는 점점 확대되었고 ‘무한도전 멤버들이 우스꽝스럽게 시작했던 무대는 어느새 진짜 가요제와 비슷해져갔다. ‘무한도전 가요제가 커질수록 심정이 복잡해지는 것은 가요계 사람들이다.

가장 큰 관심은 음원이다. 이날 녹화된 ‘자유로 가요제는 26일 전파를 타고, 방송 직후 음원이 공개된다. 음원 수익금은 모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그러나 성금의 사용 여부와 별개로 가요계 사람들은 또다시 ‘무한도전 음원 줄세우기를 맛봐야 할지 모른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혹자는 2년에 한번인데 무슨 문제냐고 할지 모르지만, 음원 시장이 점점 치열해져 가는데, 예능 프로그램마저 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더구나 2년에 한번이라는 말은 거꾸로 희귀성을 띄기 때문에 거의 한달 가까이 음원시장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 답답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어느 정도 ‘무한도전이 갖는 영향력을 인정하며 공생 방향을 논의코자 하는 이들도 있다.

한 중형 기획사 관계자는 사실 음원 수익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는 잘 나가는 가수들을 보유한 기획사 입장이다. 인지도가 아주 높지 않은 가수들 입장에서는 도리어 ‘무한도전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력있는 아티스트지만 기획사 힘이 약해 밀려나는 아티스트나 인디신 아티스트들을 ‘무한도전에서 발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진짜 가요제로 점점 변화되어 가는 모습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갈린다. 일부 가요 관계자들은 자칫 음원시장 뿐 아니라 공연시장까지 흔들 수 있는 일”이라고 우려를 내비쳤지만, 또다른 관계자들은 프로그램일 뿐이고, 이 역시도 가요계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무한도전 가요제가 4회를 맞이하면서 변한 것이 이 부분이다. 배척에서 공생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음원 시장을 위협하던 요소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배제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 ‘무한도전 음원 뿐 아니라, ‘불후의 명곡 ‘슈퍼스타K 음원들이 연이어 음원 시장을 흔들어댔지만, 올해는 ‘무한도전 이외에는 예능 프로그램이 음원시장을 흔들 일이 없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무한도전 음원이 발표되는 것에 대해 가요계 관계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제는 ‘미안함을 넘어 프로그램을 통해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이야기해 볼 단계가 아닌가 싶다.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