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총알택시도 우스워…아이돌 차량은 도로의 무법자?
입력 2013-10-16 14:16 
[MBN스타 박정선 기자] 손님을 태우고 과속으로 달리는 총알택시도 이들 앞에서는 우스울 뿐이다. 늦은 밤 뻥 뚫린 도로를 내달리는 것은 물론, 차들이 빼곡히 들어선 대낮의 도로에서도 이리저리 차선을 바꿔가며 난폭운전도 마다 않는다. 바로 연예인들의 차량 이야기다. 정확히는 가수, 그중에서도 아이돌들의 차량이 대부분이다.

연예인들의 부상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교통사고다. ‘도로 위의 무법자라고도 불리는 가수들의 차량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쉴 새 없이 도로를 누빈다.

현재 아이돌 가수들의 로드매니저로 운전대를 잡고 있는 이들은 대다수가 20대다. 기껏해야 운전 경력 10년도 되지 않는 이들이 도로 위에서 무법자가 되기까지는 지나친 스케줄이 한몫했다. 이동시간을 최소화해 정해진 시간 안에 다른 스케줄을 소화해야하기 때문이다. 하루의 절반이상을 운전대와 함께 하기 때문에 절로 운전 실력이 향상되기 마련이지만, 이는 결코 올바르지는 않다.

사진=MBN스타 DB, SBS ‘한밤의 TV연예 방송캡처

지난 6일 오후 그룹 2AM의 멤버 정진운이 탑승한 차량은 문경새재 터널 안에서 25톤 트럭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정진운은 발목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고 응급 수술까지 받았으며, 현재 회복을 위해 병원에 머물고 있다. 운전을 했던 매니저 역시 턱 쪽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SBS ‘한밤의 TV연예를 통해 공개된 사고 차량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로도 반파된 모습으로 사고 당시의 위험천만했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또 지난 7월 24일 걸그룹 나인뮤지스는 서머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충북 괴산군 중부내륙고속도로 매현 2터널을 지나던 중 앞서가던 1톤 화물차를 들이받으며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인해 손성아, 은지, 현아, 세라, 애린 등 멤버 5명이 경미한 타박상을 입었다.

각종 행사가 넘쳐나는 가수들에 비해 비교적 사고율이 적지만 일부 배우들의 차량 역시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8월 30일 오후 서울 동부간선도로와 강변북로가 이어지는 용비교 부근을 지나다 앞서 가던 두 대의 차가 급정거를 하며 3중 추돌로 이어졌고, 조수석에 있던 큐박스가 떨어지며 이지훈의 무릎을 내리쳤다.

이외에도 홍수현, 슈퍼주니어, 구혜선, 박주미, 시크릿 등 수많은 스타들이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당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한 아이돌그룹을 담당하고 있는 4년 차 로드 매니저는 보통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한 달을 운전할 거리를 하루에 한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이동량이 엄청나다. 일정을 조율해서 여러 매니저가 돌아가며 운전을 하지만 부득이하게 밤을 새면서 운전을 해야 할 때도 많다. 그럴 경우 잠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이 매니저는 보통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시간은 스케줄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운전을 하고 있는 우리도 무섭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로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는 것이 로드 매니저다. 다른 가수들의 사고 소식을 접해도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할 수밖에 없지만, 스케줄이 끝난 이후에는 긴장이 풀린 채로 운전을 하게 되고, 결국 순간의 방심이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는 우스갯소리지만 이 같은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전국의 행사가 다 문을 닫든지, 우리가 손가락을 빨더라도 일을 잡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지 않느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조심, 또 조심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한 신화 김동완은 신화 활동과 DJ, 드라마를 함께 하던 당시 교통사고가 났고, 그때 스태프 중 한 명이 목숨을 잃은 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 대체 뭔데 사람이 죽을 정도로 힘든 스케줄을 해야 하느냐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보면 나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 아니냐. 한동안 일을 하지 않고 정말 이런 환경에서 일하기 싫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런 운전 습관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이 로드 매니저들의 입장이다. 그들의 입장에서야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교통사고는 차량에 탑승한 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 차량의 잘못된 운전 습관으로 인해 다른 이들까지 예기치 못한 피해를 입는 상황이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케줄도 좋지만 그보다 건강이 먼저다. 코앞의 일을 소화하려는 무리한 습관으로 뒤늦은 후회를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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