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일제가 9살 여아도 끌고가 강제노역 시켰다"
입력 2013-10-14 11:44 
일제가 강점기에 9살 여아는 물론 10대 초중반의 어린 소녀들을 무차별적으로 끌고가 탄광과 공장에서 중노동시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이하 위원회)'는 14일 조선인 여성 노무자 강제동원 피해 사례로 결정된 1천39건(피해자 1천18명)을 조사·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보고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제외하고 조선근로정신대 등 여성 노무자의 피해 현황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습니다.

 보고서를 보면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 여성 노무자의 평균 동원 연령은 16.46세였으며 공장으로 동원된 여성 노무자들로 한정하면 평균 연령이 13.2세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당시 노동 가능 연령을 14세로 규정한 일본법도 어기는 '만행'이라고 위원회는 밝혔습니다.

 여성노무자의 강제동원을 직종별로는 공장 동원이 61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탄광(143건), 농장(121건), 토건작업장(17건) 순이었습니다. 여성 노무자들은 탄광·토건작업장에서 석탄 나르기 등의 중노동에 시달렸습니다.

 이들의 출신지는 94.71%가 경상도·전라도·충청도 등 이른바 삼남 지역이었고, 이 가운데 50.76%가 일본으로, 31%가 한반도 내 작업장으로 동원됐습니다. 일부는 중국, 러시아, 남양군도 등으로도 끌려갔습니다.

 위원회는 생존자 면담 등을 통해 당시 중노동으로 발육 정지, 파킨슨씨병 등 후유증을 경험한 사례도 다수 확인했는데 일부는 귀환 후 정신적 장애를 겪다가 자살 등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9살 때 경북 예천에서 인천의 한 방적공장으로 끌려갔던 김모(80) 할머니는 작업 중 졸았다는 이유로 감독관이 눈을 찔러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습니다.

 강원도 양구 출신 장모(84) 할머니는 14살 때 "학교 다닐 아이들을 모은다"는 일경의 말에 속아 춘천의 한 방적공장으로 보내졌고 공장에서 탈출했지만 집 앞에서 붙잡혀 다시 끌려갔습니다.

 14살에 경북 경주에서 서울 영등포 방적공장으로 끌려갔던 한 소녀는 여공과 위안부 생활을 동시에 강요당하다 그 이듬해인 15살에 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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