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야구장의 女子] 넥센 치어리더라 자랑스럽다
입력 2013-10-14 05:37  | 수정 2013-10-14 07:25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구단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넥센 히어로즈. 4강행이 결정되던 날 선수들 뿐 아니라 넥센을 응원하던 모든 이가 북받쳐 오른 감격에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시간의 서러움과 오늘의 기쁨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넥센은 시즌 개막 전 분위기 쇄신을 위해 치어리더팀을 교체했다. 넥센과 첫 만남을 가진 치어리더 조서현(26) 이경선(24) 최보배(24) 김희선(21) 이엄지(21) 씨. 주위에서는 비인기 구단이라며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보란 듯이 가을축제를 즐기고 있다. 이제는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한다.
넥센 치어리더라서 자랑스럽다는 그녀들의 야구 이야기를 들어보자.
넥센 치어리더는 첫 프로야구 팀을 맡은 해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요즘 넥센 치어리더라서 행복하다고 한다. 사진=옥영화 기자
넥센이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첫 프로야구 팀을 맡은 시즌에 가을야구를 한다. 이번 가을은 다른 해와 비교했을 때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조서현 : 프로야구 팀 치어리더로는 넥센이 처음이다. 포스트시즌까지 와서 정말 설레고 감격스럽다. 매번 그냥 들어갔던 야구장을 출입증을 받고 치어리더 조서현이에요”라며 확인 후 들어간다. 마음 속으로 정말 자랑스럽다.


이경선 : 넥센이 1위를 달리고 있을 때 주위에서 곧 내려올 거라며 막말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기대조차 하지 않던 타팀 팬들의 기세를 누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최보배 : 사실 넥센 치어리더를 시작하기 전까지 야구를 잘 몰랐다. 정말 운 좋게 넥센 치어리더를 맡아 재미있는 경기를 많이 봤다. 게다가 구단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니… 매 경기에 가슴이 떨렸다. 넥센 치어리더라서 기쁘고 뿌듯하다.

이엄지 : 야구로는 처음 맡은 팀이라서 더 애정이 있다. 이렇게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하게 된 것에 대해 염경엽 감독님과 선수단에게 굉장히 감사하다. 요즘은 어딜 가나 늘 우리 팀 선수들과 구단 자랑에 정신이 없다.

김희선 : 주변 사람들이 넥센에 대한 기대가 없었는데 우리 팀 선수들이 정말 잘해줘서 지금은 당당하게 어깨 피고 자랑하며 다닌다. 치어리더 일을 시작하는 첫 단계에서 넥센을 만나 자랑스럽다. 요즘은 넥센 덕분에 웃고 지낸다.
(왼쪽부터) 넥센 치어리더 김희선, 이엄지, 조서현, 최보배, 이경선. 사진=옥영화 기자
지난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이택근의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당시 흥분한 모습이 공개됐다. 당시 환하게 웃고는 있었지만 눈가에 눈물이 고여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조서현 : 이택근 선수가 끝내기 안타를 치는 순간 시즌 전부터 매일 멤버들과 함께 땀 흘리며 연습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니 순간 울컥했다. 힘들게 한 보람이 있어 아, 역시 우리 팀이 최고다”라고 생각했다.

이경선 : 중계를 보던 야구팬들은 우리의 모습을 보고 ‘무슨 우승한 줄 알겠다라고 했다. 주위의 관심 밖이었던 넥센이 꿋꿋하게 잘 해준 결과였기에 우리에겐 너무도 값지고 뜻 깊은 순간이었다. 끝내기 안타로 경기가 종료되는 순간 가슴이 벅차올라 온 몸에 전율이 흘렀다. 머릿속엔 우리가 넥센이다”라는 생각뿐이었다.

최보배 : 정말 우승한 것처럼 기뻤다. 기분이 좋아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그 자리에 있었던 모두가 나와 같은 감정이었을 것이다. 9회말 2아웃에서 제발 제발”이라고 외쳤다. 제발 이기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했던 것 같다.

이엄지 : 경기 내내 소름 돋던 순간들이 많았다. 1차전에서 이택근 선수의 끝내기 안타를 보고 웃고 뛰어야 했는데 벅찬 기분에 울음이 터졌다. 그 동안 노력하고 잘해온 넥센이 또 한 번 터뜨려 준 것 같아 눈물이 났다. 정말 잊지 못할 감동의 순간이었다.

김희선 : 당시 나는 장내 아나운서와 외야 관중석에서 응원을 하고 있었다. 끝내기 안타가 터지는 순간 눈물이 나서 울컥했지만 울지 않으려고 했다. 대신 팬들과 웃으면서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그때 단상에서 언니들과 있었다면 분명 울었을 것이다. 너무 감격해서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넥센 치어리더는 지난 8일 목동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던 당시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진=옥영화 기자
넥센의 응원을 보면 짜여진 안무가 아닌 것 같다. 단상 위에서 방방 뛰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넥센만의 응원 문화인 것 같다.

조서현 : 솔직히 시즌 초반에는 경기와 응원 흐름이 같아 공연이나 응원전을 펼쳤을 때 분위기가 살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팬들과 함께 하는 응원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니 호응이 높았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 ‘미친 듯이 놀자다. 응원단과 팬들이 정말 흐뭇할 정도로 하나 되는 응원인 것 같다. 보시면 아실 것이다.

이경선 : 다른 팀 팬에 비해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소리 질러 응원할 땐 정말 굉장하다. 특히 여성팬들이 같은 여자 입장에서 세심하게 챙겨주며 함께 응원하니 즐겁다.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수는 적지만 우리의 응원은 큰 동작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멀리서도 잘 보인다.

최보배 : 넥센 팬들은 가족 같다. 때문에 서로 완벽한 호흡을 맞출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팬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응원을 많이 준비했다. 또 깃발을 이용한 응원이나 맨손 응원 등 다양한 응원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엄지 : 우리 팬들은 늘 가족이 잘 챙겨준다. 오히려 더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는 분들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요즘 방방 뛰고 어깨동무하는 응원이 많이 생겼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같이 즐기면서 응원하고 있어 뿌듯하다. 특별한 응원을 한다는 생각보다 팬들과 같이 만들어내고 있는 지금의 응원 자체가 특별하다.

김희선 : 우리 팬들은 팀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매너 있고 멋있는 분들이다. 조용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상상 이상의 응원전을 펼친다. 정해진 틀 없이 마구 뛰어노는 응원을 하고 있다. 부담 없이 즐기는 응원이다.
넥센 치어리더는 팬들과 "함께 노는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현재 넥센은 두산과 2승2패로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넥센은 14일 다시 목동구장으로 돌아와 두산과 마지막 5차전을 벌인다.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기에 긴장이 많이 될 것 같다.

조서현 : 박병호, 이택근, 장기영, 송지만, 서건창 등 좋아하는 선수가 많다. 박병호 선수는 열심히 하면서도 잘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항상 겸손한 모습이 최고인 것 같다. 서건창 선수는 1회부터 선수복이 더럽혀질 정도로 열정이 넘쳐서 좋다. 감독님, 선수단, 팬 모두가 매 경기에서 기쁨과 실망을 동시에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최고라는 마음으로 하나가 돼 멋진 경기를 치렀으면 한다. We are the one!”

이경선 : 이택근 선수가 경기에 나서면 든든하다. 경기 전체를 주도하는 느낌이다. 9개 구단 중 최고의 캡틴이다. 마무리 손승락 선수가 마운드에 오르면 그냥 맘이 놓인다. 삼성 라이온즈에는 오승환 선수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손승락 선수가 있다. 한 경기 한 경기는 팬들에게도 소중하다. 아프지 말고 끝까지 파이팅해주길 바란다. 우리 팬들도 미련과 후회 없이 응원합시다!

최보배 : 넥센팬이라면 박병호 선수는 누구나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올 시즌 처음으로 문우람 선수를 봐서 신인인 줄 알았다. 경기에 나오자마자 안타 치고 홈으로 레이저 송구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잘 한다고 생각했다. 염경엽 감독님이 팀을 잘 이끌어줘서 가을야구가 현실이 됐다. 선수들 모두가 열심히 해줘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목청껏 응원하는 팬들 덕분에 힘이 난다. 모두에게 감사하다.

이엄지 : 이택근 선수는 넥센의 주장으로서 늘 캡틴의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그 힘이 모두에게 전해지는 것 같아 멋있다. 늘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우리의 목표는 포스트시즌도, 한국시리즈도 아닌 우승이다. 잊지 않고 지금처럼만 한 마음으로 해주길 바란다. 우리의 간절한 응원이 선수들의 간절함이 합쳐진다면 우리가 꿈꾸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믿음 같이 만들어갔으면 한다. 넥센 파이팅!

김희선 : 박병호 선수가 홈런을 치면 기분이 최고로 좋다. 감독님과 선수들 모두 정말 더운 여름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항상 감사하다. 마지막 5차전은 물론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 가서도 별 탈 없이 이 상승세를 쭉 이어갔으면 한다. 조금만 더 힘을 내주길 바란다. 파이팅!
[gioia@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