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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만 웃는다…`10.5 대전`이 가른 가치
입력 2013-10-13 07:52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정규시즌 마지막 128번째 '10.5 대전' 단 한 경기의 가치다.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한 LG 트윈스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적 시나리오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최상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가 준PO 4차전까지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마지막 5차전 끝장 승부를 벌이게 됐다. 두 팀은 14일 목동으로 옮겨 PO 진출을 위한 한 장의 티켓을 놓고 최종 혈투를 갖는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넥센이 준PO 시리즈를 쉽게 끝내는 듯 했다. 목동 홈에서 1, 2차전 2연승을 따내며 스윕 시리즈까지 바라봤다. 두 경기 연속 끝내기가 나오면서 분위기도 넥센으로 완전히 흘렀다.
지난 5일 정규시즌 마지막 잠실 두산-LG전에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은 LG 트윈스 선수들이 팬들의 성원에 화답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LG로서는 바짝 긴장을 했던 순간이다. 플레이오프 직행의 이점이 크지 않기 때문. 넥센이 3연승으로 시리즈를 마감했을 경우 4일의 휴식이 가능했다. 또한 LG는 넥센에 정규시즌 상대 전적에서 5승11패로 크게 밀렸다. 넥센은 부담스러운 상대다. 또 공포의 목동 원정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상황이 뒤바뀌었다. 벼랑 끝에 몰렸던 두산이 잠실 3, 4차전서 넥센에 극적인 2연승을 따냈다. 3차전 연장 14회말 끝내기 승에 이어 4차전 역전승으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 팀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을 하더라도 단 하루밖에 쉴 수 없게 됐다.
넥센과 두산은 출혈이 엄청났다. 야수들의 체력적 소모가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했고, 정신적 데미지도 시리즈 내내 컸다. 마운드도 뒤죽박죽이 됐다. 이미 선발 로테이션은 망가졌다. 4차전서 넥센은 밴헤켄, 두산은 니퍼트를 +1 카드로 불펜 가동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내일이 없는 5차전에서도 총력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G도 예상치 못했던 준PO 혈전에 마냥 웃고 있다. 일찌감치 1, 2차전 선발 카드로 류제국과 레다메스 리즈를 확정한 가운데 11년 만의 가을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김기태 LG 감독은 넥센과 두산 어느 팀이 올라와도 상관없다”고 했으나 두산이 역스윕으로 올라올 가능성도 있어 여러 상황상 LG가 유리해졌다.
프로야구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정규시즌 최종일 2위 결정전의 극적인 드라마가 만들어낸 얄궂은 삼파전 운명에 LG만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LG도 긴장을 늦출 순 없다. LG는 지난 8일부터 자체 훈련에 들어가 두 차례 고양 원더스와 연습경기를 가지며 경기 감각을 익힌다. 김 감독은 짧은 휴식 기간에도 연습경기를 위해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로 떠날 준비까지 했다가 취소했을 정도로 의욕적이다.
반면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삼성 라이온즈는 아직 여유가 넘친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준PO를 바라보는 삼성도 치열하게 붙은 불이 싫을 이유가 없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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