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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돈 한 푼 아깝지 않았던 브라질전
입력 2013-10-13 06:34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비싼 돈을 들였지만, 그만한 값어치가 있었다. ‘삼바축구 브라질과의 11년 만에 대결은 아쉬운 게 어디 하나 없던 한판이었다.
세계 최강 팀의 방한은 한동안 없던 일이었다. 그들과 겨룬다는 건 한국 입장에서 ‘꿈의 대결‘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위해 꽤 돈을 썼다. 대한축구협회는 비싼 과외를 받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초청 대전료를 지급했고, 축구팬 역시 평소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된 입장권을 구입했다.
‘투자 가치는 충분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최고의 경기가 펼쳐졌다. 브라질은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됐고, 100% 전력을 가동했다. 네이마르(바르셀로나), 오스카(첼시), 다니 알베스(바르셀로나), 마르셀로(레알 마드리드), 헐크(제니트) 등으로 짜여진 브라질의 베스트11은 ‘드림팀이 따로 없었다.

12일 한국-브라질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6만5308명의 구름관중이 운집했다. 평소보다 입장권 가격이 높게 책정됐지만, 수준 높은 축구를 직접 봄으로써 투자 가치는 충분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자칫 설렁 뛸 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앞서 방한했던 브라질 선수들은 다소 몸을 사리기도 했다. 그러나 대충은 없었다. 경기 내내 자신들의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그리고 주축 선수들도 빼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줄줄이 사탕으로 선수들이 교체되는 그림이 펼쳐질 수도 있었지만, 스콜라리 감독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주연이 빠지지 않은 채 ‘최고의 쇼를 90분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네이마르, 다니 알베스, 조(아틀레티코 미네이루), 다비드 루이스(첼시), 단테(바이에른 뮌헨), 제페르손(보타포고) 등 6명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대부분 교체 카드도 후반 20분이 넘어가서야 사용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몸으로 부딪혔던 태극전사들의 학습효과는 ‘최고였다. 각자 자신감을 얻는 동시에 문제점과 개선점을 명확하게 깨달았다.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뒤 하나같이 많이 배웠다”라고 입을 모았다. 학습 수준에 비해 난이도가 매우 어려웠던 시험이지만, 더욱 학습에 매진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심어줬다.
대한축구협회는 A대표팀 경기력 향상과 함께 짭짤한 수입도 거뒀다. 한국-브라질전을 보기 위해 2001년 서울월드컵경기장 개장 이래, 역대 최다 관중(6만5308명)이 운집했다. 최근 A대표팀 흥행 부진으로 고심 많았던 대한축구협회는 모처럼 얼굴이 폈다.
구름 관중을 이룬 축구팬도 모처럼 두 눈이 호강했다. 그동안 세계 최고의 축구 수준을 TV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했던 축구팬은 두 눈으로 지켜봤다. 놀랍기 그지없는 브라질축구에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단풍놀이 대신 ‘지옥철을 뚫고 비싼 돈을 주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즐거움과 보람을 느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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