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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탕 냉탕 정수빈, 그래도 뛰어야 산다
입력 2013-10-11 10:04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2연패 충격에 휩싸인 두산의 입장에서 보면 곱씹어 볼수록 아쉬운 장면이 정수빈의 오버런이다. ‘과도한 의욕이나 ‘불필요한 플레이라는 비판이나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는 비난 여론에 휩싸일 만큼 정수빈의 베이스러닝은 아쉬웠다.
하지만 논란의 대상이 될 만큼 정수빈은 침묵했던 두산 타선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공격의 핵심이기도 했다. 정수빈이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거둔 성적은 6타수 5안타 2타점이다. 볼품없던 두산의 공격에서 독보적인 기록이다. 8타석에 올라 희생번트와 삼진 1번을 제외한 나머지 6차례의 타석은 모두 출루에 성공했고 2경기에서 두산이 올린 5점수 중 2점을 만들어내는 활약이었다.
두산 정수빈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2 차전에서 타격과 베이스러닝에 상반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홈구장인 잠실에서 펼쳐지는 3차전에서도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은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MK스포츠 DB
그러나 누상에서 정수빈이 보인 플레이는 너무 아쉬웠다. 1차전 첫 타석에서 안타와 타점을 기록했기 때문인지 김재호의 번트가 실패했음에도 홈으로 쇄도하다 협살 당했고, 2루타를 친 두 번째 타석에서는 무리한 3루 도루를 감행하다 객사했다. 세 번째 출루에서도 후속 타선의 중견수 뜬공 타구를 확인했으면서도 진루에 치중한 나머지 조속한 귀루를 하지 못해 병살을 당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2차전에도 정수빈은 7회초 내야 안타 때 투수 송구실책을 틈타 2루 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고, 역전이 가능했던 9회초 3루상황에서는 평범한 1루 땅볼에 홈인을 시도하다 또다시 아웃됐다. 이 모든 상황이 열세를 보였던 두산이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찬스였기에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더했다.

하지만 정수빈의 이러한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은 앞으로의 두산에게 꼭 필요한 요소다. 결과적으로 실패하긴 했으나 정수빈의 빠른 발이 성공했다면 두산 타선 전체의 활력이 될 가능성이 컸다. 정수빈 자신도 충분히 이러한 사실을 인지했기에 과감한 플레이를 펼쳤을 터다.
쉬어갈 곳 없는 타선, 폭발적인 방망이를 만들어 주는 배경은 발 빠른 주자들이 내야를 헤집어 놓거나 기회를 틈타 1베이스 씩 추가로 진루하려는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이다.
특히 3차전은 그라운드가 넓은 잠실구장에서 펼쳐지기에 이러한 플레이가 통할 가능성이 높기다. 1승이 시급한 두산에게는 반드시 수반돼야 할 사안이다.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패를 기록한 두산은 이미 벼랑 끝이다. 혹시라도 1,2차전에서의 아픔으로 베이스러닝에 소극적이 되거나 주눅이 든다면 올 시즌은 오늘로 마감해야 한다. 두산 발야구의 중심임을 재차 확인한 정수빈, 매서운 방망이는 물론 기회가 되면 진루를 노리는 집중력을 잃어서는 안된다.
[lsyoo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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