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은 있는 그대로 영화를 평가했다. 이틀 만에 50만 명 가까운 관객이 ‘화이를 봤다. 조심스럽게 흥행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김윤석은 아직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현재 ‘화이의 무대 인사와 영화 ‘해무 촬영으로 녹초가 됐다는 그지만 기분이 좋아 보이긴 했다.
‘화이는 5명의 범죄자 아버지를 둔 소년 화이(여진구)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범죄 집단의 냉혹한 리더 석태(김윤석)의 갈등과 복수를 그린 영화다. 영화 ‘지구를 지켜라 이후 10년 만에 연출자로 복귀한 장준환 감독의 신작이다. 배우들의 호연과 영상미가 관객의 혼을 빼놓는다. 긴장감 가득한 영화는 마지막까지 다른 방향으로 튀지 않고 균형을 맞추려 애를 썼다. 쪼는 맛도 쏠쏠하다. 특히 여진구는 액션까지 멋지게 소화하며 누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김윤석은 무엇을 표현하려고 하는지 놓치지 않고 가겠다는 생각을 하는 감독을 만나는 게 배우의 복”이라며 우리도 수혜자지만 장준환 감독을 만난 최대 수혜자는 여진구”라고 짚었다. 물론 장 감독과 김윤석도 여진구라는 배우에 만족할 것 같다. 진구는 나이를 떠나 정말 대견하죠. 배우 자질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16살 나이의 아이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가는 것조차 대단한 것 같거든요.”
김윤석은 어느새 한국 영화계의 한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연기를 잘한다는 말이 쑥스럽다”는 그는 내 위치의 40대 배우들이 영화에 맡은 배역을 충실히 하면서도 ‘화이 같은 새로운 느낌의 작업도 하면서 영화 다양성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안주하기보다는 좀 더 실험 정신이 강해져야 한다. 용감해져야 한다”고 짚는다. 김윤석은 최근 3년 동안 정말 다양한 영화에 출연했다.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남쪽으로 튀어도 새로운 색깔의 영화였다. ‘솔직히 이게 흥행이 되겠어? 했던 ‘완득이는 대박을 터트리기도 했다.
김윤석은 늘 목마르다”고 했다. 그는 목마름이 없어지면 연기를 안 하겠지만 늘 좋은 감독과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라며 이번에 장준환 감독을 보고 정성스러움에 감탄했다”고 존경을 표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장 감독은 여진구가 제대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수십 번씩 같은 장면을 촬영했다. 혹시 극 중 상황으로 인해 받을지 모를 스트레스에 정신과 치료도 받도록 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했다.
장 감독을 칭찬하던 김윤석은 여진구도 또 추어올렸다. 들은 얘기지만 의사의 말에 진구가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했대요. 워낙 정신이 건강한 친구라서 걱정이 덜 되더라고요. 드라마는 많이 찍어보지 못했지만 아역배우를 보면 밤새고 고생해 안쓰러워 아이들을 연기자 시키는 걸 싫어했는데 진구를 보면 ‘잘 성장할 수 있구나, 자기 나름의 탄탄한 그릇이 탄생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하하.”
보육원에서 자란 석태는 보살핌을 받자 혹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깨달은 거예요. 다 가진 자의 여유라고 말이죠. 결코 그들은 석태와 똑같지 않아요. 그런 뒤 상징적인 복수를 하려 하는데 ‘과연 네가 가진 소중한 아이를 죽이는 것이 가장 잔인한 복수인가라는 문제에 직면하죠. 화이가 석태를 닮도록, 자기의 분신으로 만들기로 한 거예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