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글보다 영어부터 배우는 아이들
입력 2013-10-09 20:01  | 수정 2013-10-09 21:48
【 앵커멘트 】
우리말을 사랑하자는 취지로 23년 만에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됐죠.
그런데 요즘 어린 아이들은 'ㄱ·ㄴ·ㄷ'은 몰라도 'A·B·C·D'는 안다고 합니다.
씁쓸한 현실, 강세훈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38개월이 된 수연이는 하루 1시간씩 엄마와 함께 영어 공부를 합니다.

알파벳 노래가 나오자 곧잘 따라합니다.

(ABCDEFG….)

어른에게도 어려운 영어 만화를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수연이는 'ㄱ·ㄴ·ㄷ'을 전혀 알지 못합니다.


▶ 인터뷰 : 수연(가명) 어머니
- "어릴 때부터 친숙하게 영어를 다가가려고 교육을 하고 있어요."

영어 수업이 한창인 한 어린이집.

선생님이 율동을 섞어가며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자 아이들은 재밌는 듯 눈을 떼지 못합니다.

단순히 아이를 맡기는 어린이집까지 영어 조기교육 열풍에 동참한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교육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김경현 / 원광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 "언어는 두뇌를 열어주는 길입니다. 이 길을 제대로 열어주지 못하면 나중에 어떤 것을 배울 때, 그리고 정서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우리 사회의 극성스러운 영어 교육.

한글 경시 풍조를 부채질하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할 때입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이현숙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