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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 기다린 천군만마 염기훈의 화려한 컴백
입력 2013-10-09 14:55 
[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임성일 기자]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염기훈이 돌아왔다. 단순히 제대와 맞물린 수원 컴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팀에 적응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내내 수원에서 호흡을 맞췄던 선수처럼 자연스럽게 푸른 물결에 녹아들었다. 시즌 3번째 ‘슈퍼매치의 주인공은 염기훈이었다.
수원이 9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라이벌 FC서울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13분 산토스의 선제골과 후반 37분 정대세의 추가골을 묶어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서정원 감독이 앞으로 8경기 남았다. 이제는 우리도 승부수를 띄워야한다”고 다짐했던 포인트에서 승리를 거뒀고 동시에 최근 라이벌전의부진도 씻었다.
수원이 기다렸던 염기훈이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스포트라이트는 산토스와 정대세의 몫이었으나 알토란 활약으로 승리를 이끈 주역은 염기훈이었다. 사진= MK스포츠 DB
골의 주인공은 산토스와 정대세였으나 숨은 공신은 염기훈이었다. 지난 라운드 포항 원정부터 팀에 합류한 염기훈은 노련한 경기 운영과 효율적인 움직임으로 수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적응기는 필요 없는 모습이었다. 경기 전 서정원 감독은 사실 포항전에서도 염기훈은 충분히 잘했다. 포인트가 없었을 뿐이지 가장 좋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체력적으로도 적응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다”는 말로 염기훈의 컴백을 환영했다.
홈 팬들에게 복귀 후 첫 선을 보인 9일 경기에서도 염기훈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이흥실 전 전북현대 감독은 염기훈이 가장 눈에 띈다. 염기훈이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답답했을 정도”라는 말로 염기훈의 플레이에 박수를 보냈다.

산토스의 결승골도 염기훈이 단초였다. 왼쪽 측면을 파고들다가 노련하게 코너킥을 얻어냈고, 자신이 얻어낸 코너킥 상황에서 전매특허인 왼발 킥으로 민상기의 머리를 거쳐 산토스의 오른발로 연결된 선제골을 뽑아냈다.
득점 장면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공신이었다. 측면은 왼쪽과 오른쪽을 가리지 않았다. 단순히 직선적인 움직임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돌파 혹은 동료와의 패스 후 안쪽으로 치고 들어가는 모습도 좋았다. 2선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는 모습 혹은 천천히 완급을 조절하는 모습까지 다방면에서 팀에 도움을 안겼다.
염기훈이 측면에 들어오면서 전체적인 조화가 만들어졌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서정원 감독은 기훈이가 들어오면서 홍철을 오른쪽 풀백으로 최재수를 왼쪽 풀백으로 배치했다. 기다렸던 선수가 들어오자 밸런스가 맞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염기훈 복귀 전 홍철이 공격적인 위치에 포진됐던 고육책과 맞물린 해석이었다.
전담했던 데드볼 상황에서 킥을 하러 이동하면서 홈팬들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환호를 유도하던 모습도 노련함과 여유가 있기에 가능한 장면이다. 가뜩이나 젊은 선수 일색이었던 수원의 스쿼드를 감안한다면 노련한 염기훈의 가세는 천군만마와 같다.
서정원 감독은 이제부터 수원의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된다”는 말로 대반전을 예고했다. 그 자신감의 중심에 염기훈의 복귀가 있다. 서정원 감독의 호언장담의 성공여부를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나, 염기훈의 가세가 이전과는 다른 수원의 동력이라는 것은 확인됐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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