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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PO 직행은 잊었다”…우승 향한 빗속 강훈
입력 2013-10-08 18:19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감기 걸린다. 땀복 입어!”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는 8일 오후. 텅 빈 잠실구장에 줄무늬 군단이 나타났다. 지난 5일 잠실 밤을 달궜던 감격의 환희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날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며 16년 만에 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룬 LG 트윈스가 8일 이틀 휴식을 마치고 그라운드로 나섰다.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잠실구장에는 빗줄기가 멈추지 않았고, 그라운드도 흔건하게 젖어 있었다. 그러나 LG는 빗속에서도 훈련을 재개했다.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은 LG 트윈스가 8일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재개했다. 사진=서민교 기자
실내에서 간단히 몸을 푼 선수단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그라운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리는 비는 아랑곳하지 않고 러닝과 배팅, 캐치볼 훈련으로 휴독을 씻어냈다.
이때 김기태 LG 감독이 버럭 선수들을 불러세우고 갑자기 복장 점검을 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유니폼만 입고 훈련을 하고 있었기 때문. 반팔을 입은 문선재를 본 김 감독은 감기 걸린다. 땀복 입어”라고 소리친 뒤 넌 아파도 되는데 팀을 위해 아프면 안된다”고 웃으며 당장 트레이닝복(일명 땀복)을 입고 오라고 주문했다. 김무관 타격코치도 유니폼만 입고 타격 훈련을 하는 정성훈을 향해 우리 팀 4번타자가 감기 걸리면 어떻게 하냐. 몸을 아끼고 관리를 해라”며 세심하게 챙겼다.

LG는 16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 1차전을 대비해 본격적인 포스트시즌 모드에 들어갔다. 8일부터 15일까지 8일 동안 6일 훈련을 갖고 이틀 휴식을 취한다. 12일과 14일에는 각각 구리와 잠실서 고양 원더스와 연습경기를 잡았다.
이날은 정규시즌을 마친 이후 첫 훈련이었다.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 사이에서 극적인 2위의 여운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포수 현재윤은 삼성에 있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포스트시즌”이라며 장비를 챙겼고, 투수 류제국도 그날(최종일)의 여운은 조금 남아 있을 뿐”이라고 했다.
베테랑들은 여유가 있었다. 캡틴 이병규(9번)는 MVP는 내가 해야지. 박병호는 한 번 했으니까 안돼”라며 농을 던졌고, 정성훈은 시즌 마치고 마무리 훈련하는 기분이다. 나만 빼고 타격 컨디션이 다 좋은 것 같다. 오늘 경기를 했어야 했는데…. 타격감을 빨리 끌어올려야겠다”며 웃은 뒤 스윙 훈련에 집중했다.
류제국은 미국과 다른 한국의 야구문화에 또 놀랐다. 류제국은 미국에서는 이렇게 훈련을 하지 않는다. 포스트시즌은 보너스라고 생각해서 알아서 하고 가는데 첫날부터 강훈련이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류제국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이기고 극적으로 올라왔다. 조금만 더 집중해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자는 마음이 다 있다”며 난 잘 몰라도 우리 선수들은 가을야구에 목말라 있다. 어느 팀보다 집중력이 더 강하다. 굉장히 잘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각오를 다졌다.
LG는 두산-넥센전 승자와 플레이오프에서 만난다. 체력적으로 재충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LG의 첫날 재개한 훈련 분위기에서는 2위의 감격보다 되찾은 평정심만 엿보였다. 김 감독도 나도 선수들도 이미 정규시즌은 잊었다”며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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