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CCTV 300대를 1명이 감시?…범죄 '못 본다'
입력 2013-10-01 20:00  | 수정 2013-10-01 21:19
【 앵커멘트 】
요즘 어느 곳을 가든 범죄예방을 위해 CCTV가 설치돼 있죠. 볼 때마다 든든하다는 생각도 하셨을 텐데요.
그런데 정작 CCTV를 지켜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 어떨까요?
CCTV 부실 관리 실태를 이준희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0년 대낮에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8살 어린이를 납치·성폭행한 '김수철사건'이 터지자 정부는 부랴부랴 CCTV 통합관제센터를 설치합니다.

각 지자체의 CCTV 화면을 특정 장소에 모아 통합 감시하다 경찰에 즉각 신고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CCTV를 지켜볼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새누리당 윤재옥 의원이 안전행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전국 79개 통합관제센터가 관리하는 CCTV는 총 5만 6천여 대이지만, 인력은 1천7백여 명에 불과해 2교대 시 1명이 60대가 넘는 CCTV를 감시해야 합니다.

▶ 스탠딩 : 이준희 / 기자
- "CCTV 1천200대를 관리하고 있는 서울의 한 통합관제센터입니다. 직원 4명이 한 명당 300개의 CCTV를 봐야 하기 때문에 범죄가 발생해도 제대로 파악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여기다 모든 시군구에 통합관제센터를 설치하더라도 공공 CCTV만 감시가 가능할 뿐, 330만 대에 달하는 민간 CCTV는 관리할 근거도 없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예산 탓만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안전행정부 관계자
- "운영비는 못 줘요. 운영은 시군구에서 하는 거니까. 우리가 필요해서 운영하는 게 아니잖아요."

▶ 인터뷰(☎) : 서울 ○○구 관계자
- "(통합관제센터에) 들어갈 돈이 굉장히 많아요. 어렵죠 좀…. 재정자립도가 50%도 안 되는 곳이 많아서…."

▶ 인터뷰 : 윤재옥 / 새누리당 의원
- "관제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본래 설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전시행정에 불과합니다. 아울러 민간분야 CCTV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보는 눈이 없는 CCTV 앞에서 범인들은 유유히 거리를 활보하고, 시민들은 범죄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준희입니다.[ approach@mbn.co.kr ]

영상취재 : 변성중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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