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독일 레버쿠젠) 이상철 기자] 9월 중순, 손흥민(레버쿠젠) 위기론이 불거졌다. 손흥민이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마인츠전에 결장한 가운데 경쟁자 로비 크루스가 2골을 터뜨리며 팀의 4-1 대승을 이끌면서 촉발됐다.
단 1경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 이전부터 손흥민이 번번이 득점에 실패했던 게 바탕에 깔려있었다. 손흥민은 8월 10일 프라이부르크와 분데스리가 개막전 이후 골 가뭄에 시달렸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섣불렀다. 손흥민은 딱 1경기를 빠졌다. 분데스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등 3개 대회를 소화해야 하는 레버쿠젠으로선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라운드를 다시 밟은 손흥민은 24일 DFB 포칼 빌레펠트전에서 골을 터뜨린데 이어 4일 뒤 분데스리가 하노버전에서 샘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했다. 위기론은 없었고, 손흥민은 실력으로 답했다. 마음고생은 없었을까. 독일 현지에서 손흥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위기론이요?
추석 연휴의 주말, 호주 출신의 젊은 공격수가 크게 부각됐다. 손흥민의 동료인 크루스는 마인츠전 2골로 이슈의 주인공이 됐다. 그때까지 득점포가 터지지 않던 손흥민을 자극시킬 새 경쟁자가 등장했다고 떠들썩했다. 그와 함께 위기론이 일었다.
손흥민은 최근 한국 뉴스를 잘 못 봤다. (위기론 관련 뉴스로 도배됐다는 게)그랬나. 어렴풋이 본 것 같기도 하다”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경쟁은 당연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자신을 대신해 들어간 크루스가 2골을 넣은 걸 보면서 크게 의식하지도 않았다.
손흥민은 올 시즌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레버쿠젠이다. 리그도, DFB 포칼도, UEFA 챔피언스리그도 모두 중요하다. 로테이션 시스템도, 주전 경쟁도 당연하다. 어느 경기에는 내가 나가지만, 또 다른 경기에는 다른 선수가 나갈 수 있다. (위기론을)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독일 현지에서도 로테이션이라는 반응이 강하다. 손흥민의 입지가 크게 줄었다는 식의 분위기는 아니다. 그래도 마인츠전까지 손흥민의 경기력은 다소 아쉬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몇 차례 놓쳤다. 일부에선 잠재력을 지녔으나 아직 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흥민도 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만 피곤했다. 점차 누적된 피로는 손흥민을 무겁게 했다. 여기에 함부르크와 달리 유럽 클럽 대항전에 참가하는 레버쿠젠에서 경기수가 늘어났다. 체력 관리 경험도 다소 부족했다.
손흥민은 최근 체력적으로 힘에 부친 게 없지 않다. (A매치 아이티전과 크로아티아전을 뛰느라)한국에도 다녀왔다. 요즘 컨디션은 좋았지만 좀 피곤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보통 1주일 간격으로 1경기를 뛰었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는 1주일 동안 2,3경기를 해야 했다.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하기에)아직 체력적으로 준비가 덜 됐고, 힘든 게 사실이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마인츠전을 결장하면서 체력 보충이 된 것 같다”라며 살며시 웃었다.
자만심도, 안일함도 없다. 레버쿠젠이 클럽 최고 이적료를 지급하면서 영입했지만, 그렇다고 주전이 보장된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아직도 나아갈 길을 멀다. 손흥민은 나는 많이 부족하다. 전체적으로 많은 걸 고쳐나가야 한다. 사미 히피아 감독님이 원하는대로 해야 하고, 체력과 수비, 팀 연계 플레이에 있어서도 많이 배워야 한다”라고 했다.
▲골 참 안 들어가네요”
29일 현재 손흥민의 시즌 공식 기록은 9경기에 출전해 3골 3도움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0.67개의 공격포인트다. ‘아주 나쁘다‘라고 할 정도는 분명 아니다. 준수하다. 그리고 손흥민은 최근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성에 차지가 않는다. 3골을 터뜨렸지만 2골은 DFB 포칼에서 넣었다. 자신만의 기준에 DFB 포칼의 득점은 빠져있다. 때문에 그의 득점은 아직 1골이다. 삼각편대를 형성하고 있는 슈테판 키슬링과 시드니 샘이 5골씩을 기록한 것과 차이가 크다.
손흥민은 2골은 컵대회에서 넣은 것이다. 리그에서는 1골 뿐이고, 계속 골이 없다. 나와 달리 동료들은 골을 많이 넣고 있다. (나도 동료들처럼)리그에서 골이 ‘팡팡 터져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라고 토로했다.
손흥민의 기준에 따르면, 손흥민은 1달 넘게 골이 없다. 프라이부르크전 이후 멈췄다. 하노버전까지 49일 동안 무득점이다. 침묵이 꽤 길어지고 있다. 그의 골 세리머니를 보고 싶어하는 이는 많지만, 누구보다 더 골에 대한 갈망이 큰 건 손흥민이다. DFB 포칼을 왜 포함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겸손한 게 아니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무던히 노력은 했다.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수비 빈틈으로 파고들었다. 기회가 생기면 날카롭게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슈팅은 골문을 살짝 빗나가거나, 골키퍼에게 잡혔다. 되겠다 싶었는데, 이상하게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불운이라고 여기지는 않는다. 손흥민은 항상 골을 넣으려고 노력하는데 안 들어간다. 그냥 현재 골이 안 터지는 시기 같다. (크게 보면)골이 안 들어갈 때는 안 들어간다. 언젠가 골이 들어갈 때 들어갈테니,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라며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축구팬이 자신에게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이적 첫 시즌이고 새로운 팀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 손흥민도 가급적 부담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손흥민은 골을 많이 못 넣었으니, 더욱 내게 골을 기대하는 게 당연하다. 그렇지만 서두르진 않으려 노력한다. 분명 기회가 올테고 이를 잘 살리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리그 무득점이 길어질수록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이다. 손흥민은 골에 대한 압박을 갖지 않으려 하는데, 최근 (리그에서)골이 터지지 않고 있다. 득점에 관해 이야기가 나오면 조금 당황해지기도 한다. 요즘 들어 (리그 득점이 없으니)조급증을 조금씩 가지게 되더라”라며 멋쩍게 웃었다.
[rok1954@maekyung.com]
단 1경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 이전부터 손흥민이 번번이 득점에 실패했던 게 바탕에 깔려있었다. 손흥민은 8월 10일 프라이부르크와 분데스리가 개막전 이후 골 가뭄에 시달렸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섣불렀다. 손흥민은 딱 1경기를 빠졌다. 분데스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등 3개 대회를 소화해야 하는 레버쿠젠으로선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라운드를 다시 밟은 손흥민은 24일 DFB 포칼 빌레펠트전에서 골을 터뜨린데 이어 4일 뒤 분데스리가 하노버전에서 샘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했다. 위기론은 없었고, 손흥민은 실력으로 답했다. 마음고생은 없었을까. 독일 현지에서 손흥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손흥민은 최근 공식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기준대로 라면, 득점은 2달 가까이 멈춰있다. 골에 대한 부담을 가지지 않으려 하지만, 조금씩 조급한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사진(독일 레버쿠젠)=김영구 기자 |
추석 연휴의 주말, 호주 출신의 젊은 공격수가 크게 부각됐다. 손흥민의 동료인 크루스는 마인츠전 2골로 이슈의 주인공이 됐다. 그때까지 득점포가 터지지 않던 손흥민을 자극시킬 새 경쟁자가 등장했다고 떠들썩했다. 그와 함께 위기론이 일었다.
손흥민은 최근 한국 뉴스를 잘 못 봤다. (위기론 관련 뉴스로 도배됐다는 게)그랬나. 어렴풋이 본 것 같기도 하다”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경쟁은 당연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자신을 대신해 들어간 크루스가 2골을 넣은 걸 보면서 크게 의식하지도 않았다.
손흥민은 올 시즌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레버쿠젠이다. 리그도, DFB 포칼도, UEFA 챔피언스리그도 모두 중요하다. 로테이션 시스템도, 주전 경쟁도 당연하다. 어느 경기에는 내가 나가지만, 또 다른 경기에는 다른 선수가 나갈 수 있다. (위기론을)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독일 현지에서도 로테이션이라는 반응이 강하다. 손흥민의 입지가 크게 줄었다는 식의 분위기는 아니다. 그래도 마인츠전까지 손흥민의 경기력은 다소 아쉬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몇 차례 놓쳤다. 일부에선 잠재력을 지녔으나 아직 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흥민도 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만 피곤했다. 점차 누적된 피로는 손흥민을 무겁게 했다. 여기에 함부르크와 달리 유럽 클럽 대항전에 참가하는 레버쿠젠에서 경기수가 늘어났다. 체력 관리 경험도 다소 부족했다.
손흥민은 최근 체력적으로 힘에 부친 게 없지 않다. (A매치 아이티전과 크로아티아전을 뛰느라)한국에도 다녀왔다. 요즘 컨디션은 좋았지만 좀 피곤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보통 1주일 간격으로 1경기를 뛰었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는 1주일 동안 2,3경기를 해야 했다.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하기에)아직 체력적으로 준비가 덜 됐고, 힘든 게 사실이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마인츠전을 결장하면서 체력 보충이 된 것 같다”라며 살며시 웃었다.
자만심도, 안일함도 없다. 레버쿠젠이 클럽 최고 이적료를 지급하면서 영입했지만, 그렇다고 주전이 보장된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아직도 나아갈 길을 멀다. 손흥민은 나는 많이 부족하다. 전체적으로 많은 걸 고쳐나가야 한다. 사미 히피아 감독님이 원하는대로 해야 하고, 체력과 수비, 팀 연계 플레이에 있어서도 많이 배워야 한다”라고 했다.
로비 크루스(왼쪽)는 손흥민이 결장한 21일(현지시간) 마인츠전에서 2골을 넣으며 손흥민을 위협했다. 위기론도 함께 일었는데, 손흥민은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강팀일수록 로테이션 시스템과 함께 주전 경쟁은 당연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진(독일 레버쿠젠)=김영구 기자 |
29일 현재 손흥민의 시즌 공식 기록은 9경기에 출전해 3골 3도움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0.67개의 공격포인트다. ‘아주 나쁘다‘라고 할 정도는 분명 아니다. 준수하다. 그리고 손흥민은 최근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성에 차지가 않는다. 3골을 터뜨렸지만 2골은 DFB 포칼에서 넣었다. 자신만의 기준에 DFB 포칼의 득점은 빠져있다. 때문에 그의 득점은 아직 1골이다. 삼각편대를 형성하고 있는 슈테판 키슬링과 시드니 샘이 5골씩을 기록한 것과 차이가 크다.
손흥민은 2골은 컵대회에서 넣은 것이다. 리그에서는 1골 뿐이고, 계속 골이 없다. 나와 달리 동료들은 골을 많이 넣고 있다. (나도 동료들처럼)리그에서 골이 ‘팡팡 터져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라고 토로했다.
손흥민의 기준에 따르면, 손흥민은 1달 넘게 골이 없다. 프라이부르크전 이후 멈췄다. 하노버전까지 49일 동안 무득점이다. 침묵이 꽤 길어지고 있다. 그의 골 세리머니를 보고 싶어하는 이는 많지만, 누구보다 더 골에 대한 갈망이 큰 건 손흥민이다. DFB 포칼을 왜 포함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겸손한 게 아니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무던히 노력은 했다.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수비 빈틈으로 파고들었다. 기회가 생기면 날카롭게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슈팅은 골문을 살짝 빗나가거나, 골키퍼에게 잡혔다. 되겠다 싶었는데, 이상하게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불운이라고 여기지는 않는다. 손흥민은 항상 골을 넣으려고 노력하는데 안 들어간다. 그냥 현재 골이 안 터지는 시기 같다. (크게 보면)골이 안 들어갈 때는 안 들어간다. 언젠가 골이 들어갈 때 들어갈테니,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라며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축구팬이 자신에게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이적 첫 시즌이고 새로운 팀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 손흥민도 가급적 부담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손흥민은 골을 많이 못 넣었으니, 더욱 내게 골을 기대하는 게 당연하다. 그렇지만 서두르진 않으려 노력한다. 분명 기회가 올테고 이를 잘 살리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리그 무득점이 길어질수록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이다. 손흥민은 골에 대한 압박을 갖지 않으려 하는데, 최근 (리그에서)골이 터지지 않고 있다. 득점에 관해 이야기가 나오면 조금 당황해지기도 한다. 요즘 들어 (리그 득점이 없으니)조급증을 조금씩 가지게 되더라”라며 멋쩍게 웃었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