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사상 첫 PS` 염경엽 감독 “나 아닌 김시진 감독 덕분”
입력 2013-09-28 20:34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새로운 역사는 내가 쓴 것이 아니다.”
넥센 히어로즈가 2008년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감격적인 새 역사를 만든 날,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영광의 몫을 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에게 돌렸다.
넥센은 2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4-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자력으로 가을야구 축제를 예약했다. 넥센은 2008년 팀 창단 후 7-6-7-8-6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 좌절을 맛봤다. 6년 만에 4강 진출 쾌거를 이룬 것. 넥센은 시즌 중반 팀 안팎으로 내홍을 이겨내며 거둔 성과였기 때문에 더 값졌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창단 6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뒤 감격을 뒤로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넥센을 새로운 팀으로 바꾼 것은 염경엽 신인 감독이었다. 염 감독은 올 시즌 첫 지휘봉을 잡은 초보 사령탑이었지만, 탁월한 전술‧전략과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염 감독은 우승의 영광을 지난 시즌까지 넥센 지휘봉을 잡았던 김시진 감독에게 돌렸다. 김 감독은 공교롭게 이날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롯데는 넥센과 반대로 6년 만에 가을야구 초대를 받지 못했다. 얄궂은 운명이었다.
염 감독은 새로운 역사는 내가 썼다기보다 김시진 감독님이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면서 기반을 닦아주신 덕분이다. 감사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전임 감독에 대한 예의였다.

이어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불안감은 있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을 하지 못하면 자존심이 상해 땅을 파고 들어갈 각오였다. 작년과 똑같은 실패를 한다면 수장으로서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염 감독이 올 시즌 어떤 각오로 경기에 나섰는지 알 수 있었다.
넥센은 최대 위기도 있었다. 시즌 중반 8연패를 당하는 등 팀 분위기가 침체됐다. 염 감독이 뽑은 최대 위기 순간이기도 했다. 염 감독은 후반기 전후로 위기를 맞으면서 희망을 조금 잃기도 했다. 그러나 8월 이후 선수들이 떨어지지 않고 이겨냈고, 9월 들어 오재영과 문성현이 버텨준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어 염 감독은 구단의 훌륭한 지원이 있었고, 감독의 많은 잔소리를 들으면서 선수들을 끝까지 잘 돌본 코칭스태프, 자기 역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모두가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했기에 오늘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성원해주신 팬들에게도 작게나마 보답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감격적인 소감을 전했다.
[min@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