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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인터뷰] 구자철 “A대표팀, 기성용이 필요하다”(下)
입력 2013-09-27 06:34 
[매경닷컴 MK스포츠(독일 볼프스부르크) 이상철 기자]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눈은 2014년 6월을 향해 있다. 사상 첫 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당연한 발탁은 없다. 유럽에서 뛴다고 프리미엄이 붙는 것도 아니다. 자신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저 최상의 몸과 함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2013-14시즌은 그 철저한 준비과정의 일부분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구자철을 25일(한국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 홈구장인 볼크스바겐 아레나에서 만났다.

▲기성용을 품에 안다
오는 30일 홍명보 감독은 내달 치를 브라질전과 말리전에 나설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관심을 모으는 건 박주영(아스날), 그리고 기성용(선더랜드)의 발탁 여부다.
25일(이하 현지시간) 캐피탈원컵 웨스트 브롬위치전에 교체 명단에 등록됐지만 부상에서 갓 회복하고 경기 감각도 무딘 박주영의 발탁은 다음 기회가 될 공산이 크다. 반면, 새 둥지를 찾고서 꾸준히 뛰고 있는 기성용은 다르다. 지난 10일 크로아티아전을 통해 현 주소를 냉철하게 파악한 홍명보호로선 기성용을 호출할 가능성이 있다. 안아 끌고 간다면 괜히 늦추지도 않을 터다. 시간도 촉박하다.
구자철은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또 한 번의 대형사고를 치고 싶어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개인이나 팀이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기성용의 필요성을 강조한 구자철이다. 사진(독일 볼프스부르크)=이상철 기자
기성용은 지난 여름 비밀 SNS 계정이 밝혀졌고, 지나치게 수위 높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대한축구협회가 징계 여부를 검토해야 하느냐를 둘 정도로 파장이 컸다. 여론도 좋지 않고 아직도 칼끝이 날카롭다. 때문에 기성용의 발탁은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그런 가운데 구자철이 입을 열었다. 구자철은 조심스러우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기성용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구자철은 솔직히 기성용이 가진 장점은 매우 특별하다. 월드컵 같이 국제대회에서 강팀과 좋은 경기를 하려면, 그렇게 팀에 영향을 주는 선수가 하나가 되어 뭉칠 수 있어야 한다라며 ”나도 (기)성용이를 계속 기대하고 있다. (올림픽에 이어)월드컵에서 또 한 번 일을 냈으면 싶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탁되지 않는다 해도 기성용을 둘러싼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언제가 됐든 기성용은 태극마크를 달 것이고, 그때가 되면 집중 화살을 받을 것이다. 구자철도 이를 잘 인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힘들 때일수록 감싸 안는 게 동료라고 했다.
구자철은 여론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때론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떻게 준비를 해서, 어떤 결과를 얻느냐가 더욱 중요할 수 있다”라며 누구든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한다. 그리고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할 것이다. 성용이도 다르지 않고, 그렇기에 돕는 게 당연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구자철은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또 한 번의 대형사고를 치고 싶어한다. 내년 6월까지 최상의 몸 상태와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사진(독일 볼프스부르크)=김영구 기자

▲포지션 딜레마, 많이 배웠다
홍명보호 첫 승선을 마치고 돌아온 구자철은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피곤했다. 발목도 아팠고, 체력도 완벽하지 않았다. 당연히 경기력이 좋을 리 없었다. 구자철은 다소 주춤했다. 그리고 이는 구자철 외에 다른 유럽파도 매한가지였다.
구자철은 힘들지만 당연히 극복해야 하는 것이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구자철은 (A대표팀 장거리 이동은)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것 때문에 (경기력 저하에 대해)왈가왈부하고 해서도 안 된다.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유럽에서 3년간 생활하면서 다녀오는데, 브라질, 포르투갈 선수들은 더 멀리서 경기를 하고 복귀한다. 다들 피곤해 하지만 국가대표로서 자연스레 짊어져야 하며, 이겨내야 한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영광에 따른 의무다”라고 했다.
구자철은 최근 포지션 딜레마에 빠졌다. 소속팀과 A대표팀에서 포지션이 다르면서, 활용법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홍명보 감독도 이리저리 구상하고 있지만, 가장 힘든 건 뛰는 선수다. 구자철은 지난 11일 독일로 출국하면서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는 걸 더 선호한다고 했지만, 볼프스부르크에서 구자철의 위치는 그보다 더 뒤다. 달라질 건 없고, 달라져야 하는 건 구자철 스스로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자철은 독일로 돌아온 뒤 느낀 게 많았다. 혼란스러움도 적지 않았지만, 그 때문에 많은 걸 배웠다”라고 밝혔다.
A대표팀에서 포지션 혼란 탓(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 탓도 있겠지만)인지 구자철은 그다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더블 볼란치로 뛴 크로아티아전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구자철은 이에 대해 그때는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었을 때였다. 그렇지만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여러 포지션을 뛰고 있지만)많이 배웠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목표가 명확했다.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숫자를 잊었다. 소속팀이 아닌 A대표팀이 기준이다. 그저 내년 여름까지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구자철은 9개월 뒤 월드컵이 열린다. 그때를 맞춰 경쟁력 있는 몸 상태를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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