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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지혜는 왜 만날 캔디 역할만 할까?
입력 2013-09-26 09:04 
한지혜라는 배우에게 ‘캔디 캐릭터의 느낌이 강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낭랑 18세를 비롯해 ‘미우나 고우나, 최근작인 ‘메이퀸 ‘금 나와라 뚝딱!까지 그는 털털하고 밝고 유쾌한 성격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캐릭터를 누구보다도 많이 맡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배우에게 ‘연기 스펙트럼이 좁다는 평가가 될 수도 있다.
한지혜는 최근 강남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은 외도를 많이 했다.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는 처음으로 기생 역할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의 경우는 1천만 정도 관객이 들어 대박이 나지 않는 한 연기 변신에 주목을 받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며 드라마의 경우 PD나 작가는 ‘이 배우가 무엇을 잘하는가를 판단하고 캐스팅을 한다. 한 가지 이미지를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그런 역할이 들어오는 것이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한지혜는 ‘메이퀸의 혜주와 ‘금뚝의 몽이가 닮은 건 사실이다. 그것 때문에 PD와도 많이 싸웠다. 나로써는 연기를 최대한 다르게 해야 했다. 방송 초반에는 일부러 ‘먹방이라는 콘셉트를 잡아 연기하기도 했다. 또 ‘골 때리는 캐릭터라는 느낌을 더 강하게 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지혜은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기존 이미지를 고스란히 가진 몽이에 유나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얹었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1인 2역에 도전한 것.

한지혜는 1인 2역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처음에는 대사가 이어지지 않았다. 초반에는 두 사람 다 캐릭터가 날이 서는 게 아니라 그 깊이를 모르겠더라. 현장에서 NG가 하도 많이 나서 한 마디 한 마디씩 끊어갈 정도였다. 많은 분이 화장과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외모만 바꾼다고 다른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흔히 쓰이지 않는 크로마키 기법까지 동원된 촬영도 녹록치 않았다.
대본을 보면 ‘이게 촬영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유나와 몽이 두 사람이 나오는 까닭에 동선이 너무 복잡하고 끊임없이 재촬영이 이뤄진다. 한 장면을 3시간 걸쳐 찍는데 유나와 몽이 두 사람분을 다 찍으려면 6시간이 소요되는 거다. 그럼 그 장면에 걸리는 배우들은 모두 6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드라마 후반부에 취임식 장면에서는 같은 배경에 유나, 몽이 두 사람의 모습을 각각 찍어야 하다 보니 5분도 채 나가지 않는 분량을 밤새 촬영했다. 잘 우는 편이 아닌데 그 날 촬영이 끝나고 힘들어서 펑펑 울었다.”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촬영의 고충에 대해 설명하던 한지혜는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출연료를 2명 분 받기로 할 걸”이라며 웃었다.
한지혜가 ‘메이퀸 이후 휴식기도 거의 없이 ‘금 나와라 뚝딱!을 시작하고, 1인 2역의 연기 고통을 경험하며 작품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한 가지 목표가 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이 작품은 대단한 작정을 하고 들어갔다. 연말에 연기 대상을 받겠다는 각오였다. 이 작품이면 내가 정말 한을 풀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대상을 받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목표였다. 꿈이 있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한지혜는 누구보다도 유력한 대상후보다. 20%가 넘는 드라마의 시청률과 한지혜 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평세례는 그녀에게 연말 대상의 영예를 돌리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대상을 받지 못한다고 크게 아쉬워할 것도 없다. 이미 한지혜는 기존의 한지혜를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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