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류현진, 14승에 숨겨진 2014년 ‘몬스터 가치’
입력 2013-09-25 15:22  | 수정 2013-09-25 15:28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 LA 다저스)이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 14승 대기록을 썼다. 기대 이상의 값진 성과다. 벌써부터 2014년에 대한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1볼넷 1실점 환상투로 시즌 14승(7패)째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을 종전 3.03에서 2.97로 끌어내리며 2점대 평균자책점에 재진입했다.
천적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1회-원정경기' 징크스를 씻어냈고, 샌프란시스코 헌터 펜스와 파블로 산도발, 버스터 포지 등 불편했던 타자들도 가볍게 잠재웠다. 과감한 몸쪽 속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마운드의 안정감을 극대화시켰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서 14승을 눈앞에 두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美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한희재 특파원
류현진의 수치적 14승 의미는 컸다. 내셔널리그 신인 투수 최다승 공동 1위(셸비 밀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올라섰고, 1995년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던 노모 히데오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13승(6패)을 넘어섰다. 또한 1997년 다저스에서 뛰었던 박찬호의 첫 풀타임 선발 14승(8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투수다. 국내에서는 최고의 투수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초보 중에 초보다. 미국 문화 적응과 함께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큰 첫 해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적응도는 최고다. 다저스 동료들과 몇 년을 같이 지낸 선수처럼 어울리며 확실하게 적응했다. 데뷔 시즌 3선발로 활약하며 2점대 평균자책점에 재진입해 포스트시즌 3선발 입지를 사실상 굳혔다. 박찬호가 풀타임 첫 해 5선발로 나서며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한 것보다 뛰어난 수치다.
류현진은 30일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정규시즌 최종전 콜로라도전에 마지막 등판을 예고했다. 한국 선수로는 2001년 박찬호가 세운 15승11패 이후 무려 12년 만의 15승 도전이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류현진에 대한 첫 시즌 평가에 후한 점수를 줬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은 첫 해 많은 성공을 거뒀다. 넘치는 자신감으로 스스로를 믿고 던졌다”고 극찬했다. 류현진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류현진의 2014년이 벌써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유는 단지 수치 게임이 아니다. 류현진은 완벽한 적응력으로 팀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시즌 막판에는 천적과 징크스마저 없애며 스스로 자신의 이름값을 높였다. 29경기 선발 등판서 23회 퀄리티스타트 기록은 선발 투수로서의 꾸준함을 입증한 결과물이다. 다저스는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면서 더 큰 무대에서도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 신인 투수인 류현진에게는 값진 기회다.
류현진은 두둑한 배짱에서 나오는 거침없는 투구가 가장 큰 장점이다. 가장 큰 적은 경험이었다. 부담이 컸던 메이저리그 첫 해 분명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맛을 제대로 느낀 ‘코리안 몬스터의 진가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기지개를 펼 준비를 마쳤다.
[min@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