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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구자철, 다시 일어섰다
입력 2013-09-25 03:55 
[매경닷컴 MK스포츠(독일 볼프스부르크) 이상철 기자] 24일(이하 현지시간) 전반 종료 후 스코어는 1-0, 볼프스부르크의 리드. 앞서고 있지만 경기 내용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2부리그 8위에 머물러 있는 알렌을 상대로 파상공세를 퍼붓고도 득점에 애를 먹었다. 그 1골도 전반 종료 직전 행운이 따라줬기에 가능했다.
전체적으로 답답했고, 그런 가운데 실마리를 풀 ‘열쇠로 구자철이 투입됐다. 구자철은 제 역할을 다했다.
뭔가 삐걱거렸던 볼프스부르크다. 문제를 푸는데 있어 보다 쉬운 길을 찾지 못했다. 전반 40분에는 패스 한 번에 후방이 뚫리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상대 공격수의 마무리 부족으로 모면했지, 자칫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도 했다.
구자철은 24일(현지시간) 2013-14시즌 DFB 포칼 2라운드 알렌전에서 화려하진 않았지만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사진(독일 볼프스부르크)=김영구 기자
공격도 뭔가 안 됐다. 알렌의 밀집 수비를 전혀 뚫지 못했다. 페리시치, 올리치 등이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골문을 열고자 했지만 헛심에 그쳤다. 골로 연결된 디에구의 중거리 슈팅도 수비수를 맞고 방향이 굴절됐기에, 골 라인을 통과할 수 있었다.

구자철은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전방보다 후방에 치우친 그는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는데 신경을 썼다. 앞으로 뛰어가기보다 뒤로 뛰어가는 경우가 더 많았다. 동료들의 공격 가담 시 그 빈자리를 메운 것이다. 희생하고 또 헌신했다. 적극적인 수비로 파울도 여럿 범했다. 후반 27분에는 경고까지 받았다.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고자하는 적극성이 돋보였다.
최근 리그 경기에서 공격적으로 올라서면서 수비적인 능력에 지적을 받았던 구자철인데, 이날 이를 불식시켰다. 구자철의 가세로 볼프스부르크의 허리는 더욱 튼튼했다. 그리고 보다 효과적이면서, 위협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구자철 스스로도 의욕이 넘쳤다. 시즌 첫 선발 제외된 경기였다. 지난 주말 호펜하임전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그는 부지런히 볼크스바겐 아레나의 그라운드를 누볐다.
구자철은 24일(현지시간) 2013-14시즌 DFB 포칼 2라운드 알렌전에서 화려하진 않았지만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사진(독일 볼프스부르크)=김영구 기자
화려함과는 분명 거리가 있었다. 스코어가 2-0으로 벌어지고 후반 막바지 공격적으로 많이 올라서긴 했지만 그의 역할은 조력자였다. 그리고 그 역할에 힘썼다. 무리하거나 오버하지 않았다. 구자철다운 플레이였다. 한 번의 치명적인 실수로 실추됐던 명예도 회복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일어섰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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