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큰 경기일수록 성패를 가르는 열쇠는 '평정심'이다. 얼마나 잘하느냐보다 얼마나 실수하지 않는가가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긴장하지 않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무대가 커질수록 젊은 선수들의 패기보다는 베테랑의 노련한 경험이 힘을 발휘하는 것은 그래서다.
그런 측면에서 ACL 4강 1차전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최용수 감독과 차두리의 주거니 받거니 ‘입담 퍼레이드는 꽤 인상적이었다. 벤치의 리더와 필드의 리더가 긴장하지 않고 여유롭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그들을 따르는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경기를 하루 앞둔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다른 때와 비교해 시간이 꽤 길었다. 통상적으로 경기 전날 열리는 회견은 형식적인 각오를 전하는 수준에 그쳐 질문도 답변도 ‘알맹이가 없는 법인데, 이날 최용수 감독과 차두리는 편안한 기자간담회처럼 임했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사이사이 농담도 곁들여졌다. 결승진출을 위한 외나무 승부를 앞둔 부담은 없어보였다.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던 중 차두리를 향해 다소 포커스가 다른 질문이 날아들었다. 2002월드컵 때 선후배로 만났던 때를 거론하며 최용수 감독과 오랜만에 큰 경기를 앞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차두리는 멋쩍은 듯 웃음을 지었다. 대답을 피할 수도 있던 상황이나, 차두리는 솔직담백한 답변을 내놀았다.
그는 아주 가까웠던 형님이고 함께 방을 쓰기도 했다. 동료였던 사람이 갑자기 감독으로 바뀌니까 처음에는 어색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운을 뗀 차두리는 지난 6개월이 참 신선했다. 지금은, 사람이 이렇게도 달라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변화다”는 말로 최용수 ‘감독과 함께 한 시간을 회상했다.
차두리는 감히 감독을 평가할 수는 없으나, 선수들의 마음을 정말 잘 아는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면서 선수들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하신다”면서 굉장히 침착해서 급하고 어려울 때도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힘을 얻게 된다”며 존경심을 전했다. 진지했던 것만도 아니다. 이어 선수 때는 참 다혈질이었는데, 지금은 너무 침착하고 너그러워졌다. 정말 놀랍다”는 장난을 덧붙여 최용수 감독을 폭소케 만들기도 했다.
실상 지켜보는 이들이 많은 기자회견장에 감독과 함께 한 선수가 이쯤 넉살을 발휘하기는 힘들다. 큰 경기를 앞둔 공식회견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차두리는 그렇지 않았다. 회견이 끝난 뒤 만난 최용수 감독이 이제 차두리를 대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감독보다 말을 많이 하는 선수랑 같이 나올 수 없다”는 ‘괘씸죄를 적용했을 정도다. 그만큼 화기애애했다.
농담에 이어 최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 두리와 함께 나온 것은 계산된 것이었고, 역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큰 경기를 앞두고 아무래도 선수들이 경직되는 것과는 달리 경험 많은 두리는 재치 있게 인터뷰에 잘 임했다. 특히, 팀의 어린 선수들에게 신뢰를 보내던 모습도 듬직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터뷰 도중 차두리는 서울에 와서 가장 놀란 것은, 어린 선수들의 상황 대처능력이 너무 좋았다는 것이다. 침착하고 좀처럼 긴장하지 않는다. 내가 20대 초반이었을 때 과연 그랬을까 싶을 정도”라면서 내일 경기가 큰 경기고 부담스러운 경기지만,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잘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후배들에 대한 믿음을 전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최 감독의 말마따나, 차두리를 선택한 것은 현명했다.
최 감독의 1998년 프랑스월드컵 무렵이 생각났다. 마치 내가 선수로 두리 아버지(차범근 해설위원/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와 기자회견에 나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는 공격(?)으로 훈훈했던 입담 퍼레이드는 끝이 났다. 긴장을 날려버린 두 리더의 솔선수범이 된 기자회견이다.
최용수 감독도 차두리도, FC서울만의 경기를 펼친다면 이란의 강호 에스쿠데랄을 충분히 꺾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전제는, ‘서울의 경기다.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 가장 큰 적은 ‘긴장이다. 듬직한 두 리더의 건강했던 입담이 전하는 뜻을 FC서울 선수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lastuncle@maekyung.com]
그런 측면에서 ACL 4강 1차전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최용수 감독과 차두리의 주거니 받거니 ‘입담 퍼레이드는 꽤 인상적이었다. 벤치의 리더와 필드의 리더가 긴장하지 않고 여유롭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그들을 따르는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FC서울의 두 리더 최용수 감독과 차두리의 못 말리는 입담이 긴장된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최 감독이 차두리를 대동한 이유가 있었다. 사진= MK스포츠 DB |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던 중 차두리를 향해 다소 포커스가 다른 질문이 날아들었다. 2002월드컵 때 선후배로 만났던 때를 거론하며 최용수 감독과 오랜만에 큰 경기를 앞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차두리는 멋쩍은 듯 웃음을 지었다. 대답을 피할 수도 있던 상황이나, 차두리는 솔직담백한 답변을 내놀았다.
그는 아주 가까웠던 형님이고 함께 방을 쓰기도 했다. 동료였던 사람이 갑자기 감독으로 바뀌니까 처음에는 어색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운을 뗀 차두리는 지난 6개월이 참 신선했다. 지금은, 사람이 이렇게도 달라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변화다”는 말로 최용수 ‘감독과 함께 한 시간을 회상했다.
차두리는 감히 감독을 평가할 수는 없으나, 선수들의 마음을 정말 잘 아는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면서 선수들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하신다”면서 굉장히 침착해서 급하고 어려울 때도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힘을 얻게 된다”며 존경심을 전했다. 진지했던 것만도 아니다. 이어 선수 때는 참 다혈질이었는데, 지금은 너무 침착하고 너그러워졌다. 정말 놀랍다”는 장난을 덧붙여 최용수 감독을 폭소케 만들기도 했다.
실상 지켜보는 이들이 많은 기자회견장에 감독과 함께 한 선수가 이쯤 넉살을 발휘하기는 힘들다. 큰 경기를 앞둔 공식회견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차두리는 그렇지 않았다. 회견이 끝난 뒤 만난 최용수 감독이 이제 차두리를 대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감독보다 말을 많이 하는 선수랑 같이 나올 수 없다”는 ‘괘씸죄를 적용했을 정도다. 그만큼 화기애애했다.
농담에 이어 최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 두리와 함께 나온 것은 계산된 것이었고, 역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큰 경기를 앞두고 아무래도 선수들이 경직되는 것과는 달리 경험 많은 두리는 재치 있게 인터뷰에 잘 임했다. 특히, 팀의 어린 선수들에게 신뢰를 보내던 모습도 듬직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터뷰 도중 차두리는 서울에 와서 가장 놀란 것은, 어린 선수들의 상황 대처능력이 너무 좋았다는 것이다. 침착하고 좀처럼 긴장하지 않는다. 내가 20대 초반이었을 때 과연 그랬을까 싶을 정도”라면서 내일 경기가 큰 경기고 부담스러운 경기지만,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잘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후배들에 대한 믿음을 전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최 감독의 말마따나, 차두리를 선택한 것은 현명했다.
최 감독의 1998년 프랑스월드컵 무렵이 생각났다. 마치 내가 선수로 두리 아버지(차범근 해설위원/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와 기자회견에 나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는 공격(?)으로 훈훈했던 입담 퍼레이드는 끝이 났다. 긴장을 날려버린 두 리더의 솔선수범이 된 기자회견이다.
최용수 감독도 차두리도, FC서울만의 경기를 펼친다면 이란의 강호 에스쿠데랄을 충분히 꺾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전제는, ‘서울의 경기다.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 가장 큰 적은 ‘긴장이다. 듬직한 두 리더의 건강했던 입담이 전하는 뜻을 FC서울 선수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