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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손아섭’ 선언, "난 박병호가 아니다"
입력 2013-09-23 10:25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내 뒤에 이대호라는 선수가 있었기 때문에….”
롯데 자이언츠의 간판타자 손아섭(25)이 밝힌 올해 도루가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다. 무리하게 뛸 필요가 없었다. 지난해까지 6시즌 통산 5.3개의 도루에 불과했던 손아섭의 올 시즌 도루는 무려 35개. 타율과 안타도 3할4푼1리-155안타(리그 1위)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이대호(31, 오릭스)와 홍성흔(37, 두산)이 떠난 뒤 4번타자 부재에 시달리는 롯데의 유일한 해결사로 나섰다.
그는 하겠다면 해내고야 마는 선수다. 어느 광고문구처럼 '생각대로' 한다.
롯데 자이언츠 간판타자로 성장한 손아섭이 2014년 더 강력하게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사진=MK스포츠 DB
손아섭이 가능한 이유는 천부적인 재능에 더해진 전형적인 노력형 선수이기 때문이다. 방망이를 손에서 떼어놓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야구밖에 모른다. 한 번 꽂히면 될 때까지 파고든다. 잠도 안자고 비디오를 통해 자신의 타격 자세를 분석한다. 욕심도 많고 승부욕과 근성도 강하다.
롯데는 5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손아섭도 시즌 마무리와 함께 2014년을 머릿속으로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는 팀 내에서 유일하게 제 몫을 다한 선수지만 마음고생이 많았다.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이 최우선이었다. 그는 3번타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항상 미안하다. 팀이 5위를 한 것은 내 책임도 크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올 시즌을 치르면서 한계를 뼈저리게 느낀 듯했다.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시즌에 조금 생뚱 맞지만 사실이다. 그는 나는 팀 승리를 안겨 줄 수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단지 팀 승리에 도움을 주는 선수였다”고 자신을 돌아봤다.
임팩트 있는 한 방이 없어서다. 손아섭은 홈런왕 타이틀을 눈앞에 둔 박병호(27· 넥센)를 예로 들었다. 그는 박병호 선배의 홈런은 팀에 승리를 안겨준다. 안타만 많이 치는 것은 전혀 위압감이 없다. 타격왕보다 홈런왕을 인정하는 분위기 아닌가? 올 시즌을 치르면서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손아섭은 올 시즌 홈런은 8개에 그쳤고, 장타율도 4할5푼2리로 10위권 밖인 11위에 머물렀다. 손아섭이 가장 아쉽게 느낀 부분이다. 그는 팀의 3번타자는 최고가 돼야 하는데 난 장타력이 없었다”며 내년에는 장타 욕심이 난다. 시즌을 치르면서 기술적으로도 많이 느낀 것이 있다. 내년에는 15~20개 정도의 홈런을 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눈을 번뜩이며 각오를 다졌다.
손아섭의 홈런에 대한 강한 목표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염경엽(45) 넥센 감독은 타자는 홈런에 욕심을 부리게 되면 자신의 타격 매커니즘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박병호가 올해 가장 좋아진 것은 욕심을 안 부리고 참은 것이다. 박병호에게는 어떤 변화도 주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손아섭은 확실한 목표를 설정했다. 확실한 선도 그었다. 나는 박병호가 아니다. 또 그렇게 될 수도 없다. 나는 손아섭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손아섭이기 때문에 큰 걱정이 되지 않는다.
손아섭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신을 채찍질 하는 선수다. 올 시즌 개인적인 성적을 떠나 팀 성적 부진에 속으로 눈물을 흘린 채찍은 더 매서워졌다.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스프링캠프가 그려지고 있었다.
또 한 번 진화할 ‘2014 손아섭이 벌써 기대된다.
손아섭의 포효. 그는 한 방으로 팀에 승리를 안길 수 있는 타자를 꿈꾸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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