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다저스 외야를 지켜낸 이디어와 슈마커
입력 2013-09-21 06:04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외야에서 중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신시내티에서 중견수로 포지션을 바꾼 추신수가 대단하고, 피츠버그의 앤드류 맥커친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낮은 홈런과 타점에도 유력한 MVP후보로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시즌 다저스는 붙박이 주전 중견수였던 맷 켐프가 부진과 부상에 시달렸다. 그 속에서 팀을 구한 것은 안드레 이디어와 스킵 슈마커였다.
5월말, 켐프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을 당시 다저스의 가장 큰 고민은 ‘누가 중견수를 보나였다. 40인 로스터 중에 중견수를 전문으로 하는 선수가 한 명도 없었고, 마이너리그에도 딱히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다.
이디어의 중견수 변신은 이번 시즌 다저스 최고의 수확 중 하나였다. 사진= 한희재 특파원
그 고민을 해결해준 것이 바로 이디어와 슈마커다. 이디어가 70경기, 슈마커가 14경기를 중견수로 뛰며 켐프의 자리를 채웠다.

이디어는 2012년 중견수 자리에서 한 경기를 뛴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그는 경험의 힘을 빌려 새로운 자리에 완벽히 적응했다. 돈 매팅리 감독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디어의 중견수 수비를 칭찬했다.
그의 변신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도 적절한 선택이었다. 다저스는 쿠바 출신 신인 야시엘 푸이그가 들어오면서 외야가 포화된 상태. 이 때문에 이디어는 시즌 개막 전부터 계속해서 트레이드설에 시달렸다. 기존 포지션인 우익수만 고집할 경우 입지를 장담할 수 없던 상황. 그는 변신을 택했고, 트레이드설은 잠잠해졌다.
슈마커의 활약도 돋보였다.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경기는 14경기에 불과했지만, 경기 도중 포지션 교체로 이디어와 켐프의 부담을 덜어줬다. 슈마커의 힘은 ‘다양함에 있다. 2루와 외야 전 포지션, 심지어 투수까지 뛰며 팀에 큰 보탬이 됐다.
마크 맥과이어 타격 코치의 추천으로 그를 영입한 매팅리 감독은 슈마커를 내야 전 포지션에서 활용 가능한 닉 푼토와 함께 선두 질주의 숨은 공신으로 꼽고 있다.
스킵 슈마커는 중견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포지션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사진= 한희재 특파원
다저스는 중견수 자리의 원래 주인인 맷 켐프가 시즌 종료를 앞두고 복귀했다. 이디어는 다시 푸이그와 우익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됐고, 슈마커는 백업으로나 중견수 자리를 노리게 됐다. 그러나 둘의 활약 덕분에 다저스는 다양한 조합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두 선수의 활약은 이번 시즌 꼭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greatnemo@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