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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지구 우승] 최하위에서 우승까지...2억 달러의 힘
입력 2013-09-20 14:28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기적이 아니다.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LA다저스 전담 캐스터인 빈 스컬리는 이번 시즌 다저스의 극적인 성적 상승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시즌 개막 전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불렸던 다저스, 그들은 마침내 자신들의 자리로 되돌아 왔다.
다저스는 20일(한국시간)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7-6으로 승리, 88승(65패)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우승을 확정지었다. 메이저리그 6개 지구 중 최초다.
다저스의 이번 시즌 연봉 총액은 2억 1480만 달러(약 2392억 원). 내셔널리그 구단 중에는 최초로 연봉 총액이 2억 달러를 돌파했다. 핸리 라미레즈, 아드리안 곤잘레스, 칼 크로포드 등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대형 스타들이 자리를 잡았고, 여기에 FA 대어였던 잭 그레인키까지 잡으면서 ‘서부의 양키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LA다저스는 이번 시즌 2억 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했다. 지구 우승은 그 투자의 첫 결실이다. 사진= 한희재 특파원
그러나 6월까지 다저스는 이 명성에 걸맞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다. 1위에 최대 9.5게임까지 뒤진 최하위를 기록했다. 주전들의 부상이 문제였다. 선발진이 먼저 금이 가기 시작했다. 채드 빌링슬리가 팔꿈치 수술로 아웃됐고, 잭 그레인키는 카를로스 쿠엔틴엑 들이받혀 왼쪽 쇄골이 부러졌다. 테드 릴리는 부상을 몸에 달고 다녔고, 조쉬 베켓도 마비 증세로 시즌을 접었다.

타석의 공백은 더 컸다. 맷 켐프가 부진 끝에 부상자 명단에 들어갔다. 핸리 라미레즈는 손가락 부상으로 시즌 시작을 부상자 명단에서 맞았고, 복귀 하자마자 햄스트링을 다쳤다. 잘 나가던 칼 크로포드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누웠다.
잇따른 전열 이탈로 흔들리던 다저스는 주전들이 하나둘 복귀하면서 위용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첫 단추는 역시 그레인키였다. 5월 중순 복귀한 그레인키가 안정감을 찾은 6월 말부터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되면서 전력이 강해졌다. 클레이튼 커쇼-그레인키-류현진을 중심으로 하는 선발 로테이션이 자리를 잡았고, 여기에 리키 놀라스코까지 합류하며 안정감을 더했다. 선발이 안정되자 난타를 허용하던 불펜도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LA다저스가 야심차게 영입한 잭 그레인키는 6월 말부터 안정 궤도에 진입,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사진= 한희재 특파원
타석에서는 켐프가 여전히 부상에 시달렸지만, 그 공백은 라미레즈가 메웠다. 6월초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 이후 76경기에서 17홈런 52타점 타율 0.338의 맹타를 휘둘렀다. 라미레즈는 비슷한 시기 메이저리그에 올라 온 야시엘 푸이그와 타선을 지키고 있던 아드리안 곤잘레스, 안드레 이디어 등과 함께 다저스 타선을 이끌었다.
결국은 돈이 옳았다. 프로스포츠의 평범한 진리다. 거액의 투자를 통해 영입한 선수들이 자기 자리를 되찾으면서 다저스는 그들의 자리를 되찾았다.
매직 존슨 다저스 공동구단주는 시즌 시작 전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하면 실패”라는 말을 남겼다. 지구 우승을 하기 위해 2억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저스는 이제 첫 관문을 넘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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