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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찬, ‘+1’ 아닌 ‘NO.1’으로 돌아왔다
입력 2013-09-16 06:13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더 이상 ‘+1 이 아닌 완벽한 ‘NO.1으로 돌아왔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투수 차우찬이 후반기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후반기 11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2.11의 눈부신 호투다. 시즌 성적도 껑충 뛰었다. 9승6패 평균자책점 3.09을 기록하며 삼성의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삼성이 기대했던 좌완 에이스의 모습 그대로다.
2년 전을 연상케 하는 호투다. 2011년 SK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차우찬은 가장 빛난 별이었다. 최고구속 150km에 가까운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우승의 처음과 끝을 책임졌다. 1차전서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무안타 5탈삼진 역투를 펼쳤고, 5차전에는 7이닝 7K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10승6패 평균자책점 3.69의 시즌 성적에 더해, 한국시리즈에서의 맹활약은 새로운 좌완 에이스 차우찬의 대관식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투수 차우찬이 드디어 에이스로 돌아왔다. 사진=MK스포츠 DB
하지만 지난해 젊은 에이스는 극적으로 추락했다. 황태자에서 미운오리새끼 신세가 됐다. 선발과 불펜 어디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6승7패 평균자책점 6.02의 성적에 그쳤다. 2년 연속 10승을 거둘 때만 해도 당연했던 선발 자리는 그저 언감생심. 시즌 내내 ‘+1에 머물렀다. 그것도 2011년 한국시리즈에서처럼 필승전략의 두 번째 투수가 아닌, 차선책의 옵션에 그쳤다. 좋게 표현하면 6선발이나 스윙맨이었지만 냉정히 말하면 그 어디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오욕의 해였다.

그래서 더욱 이를 악물었다. 차우찬은 지난 겨울부터 봄까지 괌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서 부활을 위한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체중을 다시 불리고, 카도쿠라 투수 인스트럭터의 도움을 받아 하체를 강화했다. 흔들린 밸런스를 잡고 들쭉날쭉했던 릴리스포인트를 안정시키는데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좀처럼 선발투수 차우찬은 돌아오지 못했다. 시즌 초 2번의 임시 선발을 끝으로 좀처럼 선발 기회를 잡지 못했다. 5월까지 좀처럼 밸런스를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 그러다 불펜으로 나서면서 점점 안정을 찾았으나 이후 잡은 임시 선발 기회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시즌 내내 ‘+1으로 머물렀다.
차우찬이 후반기 무서운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반전은 7월 아네우리 로드리게스의 퇴출 이후부터였다. 어렵게 잡은 기회였던 7월 25일 대구 NC전 6⅓이닝 1피안타 6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후반기 대활약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에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소금 같은 활약을 했다. 특히 안정감과 강력함을 모두 찾았다. 7번의 선발 등판서 6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후반기 1경기 최다실점은 3점이 전부다.
아직은 제구력이 완벽하지 않지만 148km에 육박하는 직구 구위가 완벽하게 올라왔다. 최근 삼성 투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팀내 최고의 공으로 꼽는 것은 바로 차우찬의 직구. 현재 삼성 마운드의 대들보다.
이제 시선은 가을에 쏠린다. 순위만 가려지지 않았을 뿐, 삼성의 가을야구는 확정적이다. 뜨거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차우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시점이다. 지금이라면 차우찬에게 두 번째 옵션은 어울리지 않는다. ‘NO.1으로 돌아온 차우찬이 후반기 삼성 마운드의 핵심 열쇠로 떠올랐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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