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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있는 남자’ 윤희상, 감동의 프러포즈
입력 2013-09-14 20:58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14일 프로야구 넥센-SK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 경기 전부터 긴장하는 이가 한 명 있었다. 4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두 팀의 경기로 벼랑 끝 승부였는데, 정작 가장 초조했던 건 이날 등판할 수 없는 윤희상(28·SK)이었다.
평소 튀는 걸 좋아하지 않은 윤희상이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한 사람을 위해 용기를 냈다. 오는 12월 14일 백년가약을 맺을 1살 연상의 예비신부인 이슬비(29)씨를 위해 프러포즈를 준비한 것.
SK의 윤희상이 14일 문학 넥센전을 마친 뒤, 예비신부 이슬비씨를 위한 프러포즈 이벤트를 펼쳤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윤희상은 마운드에 서는 것보다 더 긴장된다. 여태까지 살면서 가장 큰 용기를 내는 날이다”라며 나도 그랬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나를 보며 ‘남자가 뭐 저런 걸 하냐라고 할까봐 부담스럽다”라고 조심스러워했다.
야구장 프러포즈는 그리 익숙한 그림은 아니다. SK에서도 2008년 10월 5일 투수 채병용 이후 5년 만이었다. 윤희상은 이에 대해 구단 직원에게 도움을 오�했는데, 야구장에서 해보는 건 어떠냐고 하더라. 그래서 날짜를 조율해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멋지게 노래를 불러보는 건 어떠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예비신랑은 손사래를 쳤다. 윤희상은 내가 노래를 잘 못 불러서 편지를 써서 읽기로 했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깜짝 프러포즈였다. 야구장에 잘 오지 않는 이슬비씨에게 SK의 토요일 홈경기의 인기 프로그램인 불꽃축제를 보러 오라고 했다. 그리고 경기 후 실시하는 포토타임에 이슬비씨가 다른 관중들과 함께 그라운드로 내려오게 한 뒤, 하도록 마련했다.
SK의 윤희상(왼쪽)이 14일 문학 넥센전을 마친 뒤, 예비신부 이슬비씨(가운데)를 위한 프러포즈 이벤트를 펼쳤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말끔한 정장 차림의 윤희상은 레드카펫을 밟고 단상에 올라오는 이슬비씨에게 꽃다발을 전하며 프러포즈를 했다. 그리고 1루 응원석 단상으로 이동해, 직접 쓴 편지를 읽은 뒤 입맞춤과 함께 반지를 손가락에 끼어줬다.
윤희상은 이름이 슬비라 애칭이 ‘비비야다”라며 사람이 한결 같고 무엇보다 믿음이 간다. 늘 나를 편하게 해준다”라며 예비신부 칭찬과 함께 함박웃음을 지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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