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조기유학생 음주에 키스 지시"…美 한인 부부 구속
입력 2013-09-14 14:59 
애틀랜타 홈스테이 전문 부부 "한국이라고 생각했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조기유학생들을 돌보는 한인 부부가 학생들에게 술을 주고 추행을 유도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조지아주 궈넷카운티 경찰은 14일 애틀랜타 북부의 신흥 한인타운인 스와니에서 조기유학생을 대상으로 홈스테이 업체를 운영하는 이모(42)씨 부부를 최근 아동 성추행과 미성년자 주류제공 혐의로 체포,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체포영장에 따르면 이씨 부부는 지난 7월부터 자택에서 생활하는 한국 남녀 유학생 6명에게 술을 주고, 이들 중 2명에게는 탈의와 입맞춤 등 성적 일탈 행위를 시킨 혐의입니다.


경찰은 영장에서 "남편 이씨가 미성년자들에게 옷을 벗고 키스하라고 지시했고, 아내는 이를 지켜보고 감독했다"고 밝혔습니다.


한 당국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씨 집에서 생활하는 6명 외에 2명도 술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며 "성별로는 남자 넷, 여자 넷이며 피해자들 모두 인근 사립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피해자들 가운데 다른 집에서 사는 2명이 이씨 집에 들렀다가 벌주로 '옷 벗기기' 게임을 하는 장면을 영상에 담아 학교에서 돌려보다가 미국인 급우와 교사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주인 이씨는 경찰에서 "학생들이 '혼자 살아서 스트레스가 심하니 술 좀 마시고 싶다'고 해서 한국이라고 생각하고 술을 줬다"며 "그러나 게임은 학생들끼리 술 마시다 취해서 그런 것"이라며 아동 성추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궈넷카운티 법원은 이번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 이씨 부부의 보석을 불허했으며 이씨 부부 집에서 생활하던 학생 6명은 소속 학교의 교장과 체육 교사 집에 기거하고 있다고 외교부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궈넷데일리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씨 부부는 2004년 애틀랜타에 기업형 홈스테이 업체를 차리고 인터넷 홈페이지와 한국 포털 카페를 통해 조기유학생을 모집해왔습니다.

이들은 한국에 있는 학부모를 대신해 법적 보호자 역할을 하고 2인 1실의 방과 식사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1명당 연간 1만5천달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한인단체 고위 관계자는 "한국에선 하숙집 주인이 학생에게 술을 주면서 고민을 들어주는 게 여전히 미덕일지 몰라도 미국, 특히 보수적인 남부에서는 중대 범죄로 통한다"며 "조기유학생 하숙이 미국 한인사회의 주요 업종 중 하나인데 이번 사건으로 큰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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