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볼링선수가 세계 정상급 대회에서 기적을 던졌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고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극적이었다.
1998년 데뷔해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던 인. 한·미·일 강자 150명이 출동한 삼호코리아컵 국제볼링대회 결승에 올랐지만, 관심은 모두 양손 볼러인 오스쿠 팔레르마에 쏠렸다.
팔레르마는 핀란드 국가대표로 지난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3 세계볼링선수권대회 5인조 우승 주역.
결승에 나선 김승인은 과감했다. 초반 3연속 스트라이크로 출발하며 상대의 기를 죽였다. 6프레임에서 4-7-10 스플릿 위기를 맞으며 추격을 허용할 뻔했지만 이후 6연속 스트라이크로 완벽하게 경기를 끝냈다.
빈틈을 보이지 않은 김승인의 질주에 팔레르마는 실수를 거듭, 201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우승컵과 함께 우승상금 3,000만 원을 받은 김승인은 첫 우승을 메이저로 장식하며 늦은 만큼 큰 기쁨을 맛봤다. 김승인의 우승으로 한국은 2006년 최원영, 김태영 이후 8년 만에 2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KPBA 소속으로 2연속 우승은 2000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상주 기자 styp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