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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패’ SK, 피로 앞에 장사 없다
입력 2013-09-12 22:28  | 수정 2013-09-13 00:49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SK가 충격의 패배를 했다. 12일 7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두산에게 역전패했다. 현실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믿기지 않는 패배였다.
충격은 컸다. 다 이긴 경기를 놓쳤기에,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SK다. 또한, 이틀 연속 9회 무너졌다. 가을야구의 불씨를 되살려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당한 패배라, 더욱 씁쓸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야구계 진리와 함께 또 하나의 진리인 ‘피로 앞에 장사 없다라는 게 증명된 한판이었다.
SK는 7회까지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 ‘에이스 김광현의 무실점 호투 속에 타선도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해, 7-0으로 크게 앞섰다. 이틀 연속 우천순연으로 경기 감각을 잃은 두산은 안타 1개 밖에 치지 못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누가 봐도 승부는 끝난 듯 보였다.

전유수는 9회 7-2로 앞선 상황에서 구원 등판했다. 그러나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한 채, 두산에게 추격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결국 SK는 9회에만 7실점하면서 7-9로 역전패했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SK는 김광현이 106개의 공을 던지자, 곧바로 불펜을 가동했다. 필승조는 아꼈다. 박희수, 박정배, 윤길현은 군산 KIA와 2연전에 모두 등판했다. 진해수도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다. 총력전을 예고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전력을 아끼고 싶었다. SK는 다른 불펜 자원으로 경기를 끝내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잘못된 계산이었다. 8회부터가 문제였다. 다른 투수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이재영은 8회 등판해 아웃카운트 1개만 잡은 뒤 2실점을 했다. 진해수가 올라와, 김현수와 최준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실점을 했지만 7-2로 5점차 리드였다. 그러나 바을 넘겨받은 다음 투수들도 부진했다. 전유수는 홍성흔 안타-임재철 볼넷으로 불씨만 지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급하게 올라온 윤길현은 최재훈에게 추격의 3점 홈런을 맞았다.
순식간에 7-5로 따라 잡혔고, SK는 어쩔 수 없이 마무리 박희수를 호출했다. 하지만 ‘악수가 됐다. 이틀 연속 등판한 박희수는 피로가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완벽하지 않은 박희수는 결국 2사 1,2루에서 김동한에게 통한의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승부의 추는 기울었다. 9회 마지막 공격 기회가 남은 SK는 또 다른 필승조 박정배를 투입했다. 그러나 박정배 역시 정상은 아니었다. 9월에만 6번째 등판이었던 박정배는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잡지 못하고 추가 실점을 한 채 쓸쓸이 마운드를 내려갔다.
SK는 박정배에 이어 문승원까지 올리며, 결국 이날 불펜 자원을 모두 투입했다. 윤희상, 백인식, 조조 레이예스, 크리스 세든 등 선발투수 4명을 빼고 모두 마운드를 올랐다. 아끼려고 했다가 오히려 모두 다 쓰고 말았다. SK로선 경기도 지고, 지친 필승조도 모두 가동하는 최악의 결과물을 낳았다. 그렇게 SK의 가을야구는 한 발 더 멀어졌다. 이만수 감독은 경기 종료 후 할 말이 없다”라고 짧은 소감을 남겼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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