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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장마에 울상…사상 초유 더블헤더 우승팀 나올까
입력 2013-09-12 07:52  | 수정 2013-09-12 07:58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가을야구 축제를 앞두고 가을장마가 말썽이다. 멈추지 않는 짓궂은 비 탓에 사상 초유의 더블헤더 순위 결정전이 치러질 판이다. 피말리는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들이 울상이다.
1위 LG 트윈스와 3위 두산 베어스의 잠실 라이벌전이 열릴 예정이던 10, 11일 경기가 모두 우천 취소됐다. 굵어진 빗방울만큼이나 양 팀의 근심도 커졌다. 10일 예정됐던 경기는 30일로 미뤄졌다. 다행히 예비일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11일 예정 경기는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다. 당장 두 팀이 잠실구장을 쓸 수 있는 예비일이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편성한 잔여 경기 일정도 10월3일까지다. 최악의 경우 더블헤더를 해야한다.
문제는 치열한 상위권 순위 경쟁 구도다. 4강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힌 가운데 1위부터 4위까지 순위는 여전히 혼전 양상이다. 1위 LG와 4위 넥센 히어로즈가 3.5경기차밖에 되지 않는다. 2위 삼성 라이온즈는 0.5경기차로 좁혔고, 3위 두산도 2.5경기차로 사정권에 있다.

16~18경기를 남겨둔 시즌 막판 순위가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에서 갈릴 가능성도 커졌다. 살얼음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순위 다툼이 길어질 경우 총력전을 통한 명승부가 나오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 가을장마가 지속될 경우다.
KBO는 10월4일부터 8일까지 추가 예비일을 잡아뒀다. 늦어도 10일부터 포스트시즌을 개시해야 하기 때문. 예비일 5일 안에 우천 순연된 경기가 모두 편성이 되지 못할 경우 더블헤더가 불가피하다.
더블헤더는 심각한 경기력 저하를 가져온다. 특히 투수들의 경우 불규칙적인 로테이션으로 자칫 밸런스가 무너질 위험성이 높다. 게다가 순위가 결정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매경기 총력전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무리한 경기 출장으로 부상을 당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비정상적인 경기 운영은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야 할 포스트시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감독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예비일이 없는 김기태 LG 감독과 김진욱 두산 감독은 노심초사다. 김기태 감독은 더블헤더는 안하는 것이 맞다. 마지막까지 순위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위험 부담도 커진다”고 했고, 김진욱 감독은 순위 싸움이 치열할 때 더블헤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야수도 지치고 투수도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더블헤더를 할 경우 유리한 쪽은 마운드가 강한 팀이다. 확실한 1, 2선발과 불펜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기태 감독은 확대엔트리로 31명이 된 것이 다행이다. 더블헤더를 하게 되면 야수를 줄이고 투수를 보강해야 않겠나”라고 말했다.
KBO도 최대한 더블헤더를 막기 위해 예비일을 두고 있다. 그러나 하늘이 돕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사상 초유의 더블헤더 순위 결정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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