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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우리 선희’, 이번에도 찌질한 남자들이 작품을 살리다
입력 2013-09-11 10:10 
[MBN스타 안하나 기자]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북촌 방향 ‘하하하 등 자신만의 색깔로 작품을 만들어 내며,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홍상수 감독의 15번 째 신작 ‘우리 선희가 베일을 벗었다.
‘우리 선희는 홍상수 감독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배우 정유미와 이선균 외에 김상중, 정재영, 이민우 등 매력적인 배우들의 조합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또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홍 감독의 작품이기에 더욱 관심이 쏠렸던 이유 중 하나다.
‘우리 선희는 영화과 졸업생 선희(정유미 분)가 미국 대학원 진학을 위한 추천서를 받기 위해서 졸업 후 2년 만에 학교에 간 모습에서 시작된다. 학창 시절에 자신을 예뻐했던 최동현(김상중 분) 교수에게 추천서를 받지만, 그녀가 받은 추천서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서 최 교수에게 추천서를 다시 써 줄 것을 부탁한다.
추천서를 받기까지 3일 동안 선희는 재학 시절에 알고 지냈던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동기생 문수(이선균 분), 선배 감독 재학(정재영 분), 그리고 최 교수를 만난다. 그녀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었던 세 남자는 그녀의 등장으로 신선한 활력을 찾게 되고, 그녀와의 달달한 사랑을 꿈꾸게 된다.
사진=영화 "우리 선희" 공식포스터
‘우리 선희는 선희가 세 남자의 단조로운 일상에 파문을 일으키는 에피소드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충고의 의미를 주제로 했다. 또 전작에 이어 세 남자 주인공의 모습은 찌질하다 못해 구질구질 하기까지도 하다.
제목이 ‘우리 선희인만큼 영화의 전개는 선희를 중심으로 이어져 나간다. 그렇다고 선희가 모두 주가 되는 것은 아니며 그녀를 통해 겪은 세 남자 동현, 문수, 재학의 이야기가 적절히 조화를 이뤄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
또한 홍 감독의 이전 작품에서도 볼 수 있었던 동어 반복은 이번 작품에서도 남자 주인공들이 선희를 묘사하는 방법에서 사용된다. 이들은 선희에 대해 내성적이고 용감한 면이 있고, 조금 또라이 같기는 하나 안목이 뛰어나다”고 말한다. 이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적재적소에 등장하고 때로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 외에도 배우들의 음주 연기는 보는 리얼함은 물론, 보는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고 난 뒤 소주와 치킨을 먹고 싶게끔 만든다. 더불어 롱테이크로 진행되는 장면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배우들의 열연도 영화의 매력을 한층 더 부각시킨다.
이렇듯 한 여성과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우리 선희는 아쉽게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문제되는 장면이 없음에도 이 같은 등급을 받은 이유는 ‘우리 선희측에서 자체적으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이 같은 등급 분류를 신청한 이유에 대해 내 영화는 성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대다수의 감독은 더 많은 관객 확보를 위해 낮은 등급을 원하기에 홍 감독의 자체 청소년관람불가등급 신청은 매우 이례적이라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로써 ‘우리 선희는 오직 성인들만 누릴 수 있는 영화가 됐다. 과연 추석 극장가에서 홍상수 감독만의 저력을 과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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