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BN 시사마이크]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약속을 한다고 했으니까 지키겠죠”
입력 2013-09-10 19:24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 지금 전재국 씨가 이행각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이 이행각서는 법적 효력이 있는 겁니까?

-약속을 한다고 했으니까 지키겠죠. 그 문제는 검찰과 전두환 씨 가족 간에 그대로 진행이 되겠죠. 그렇다고 봅니다.

▶ 이 교수님도 전두환 전 대통령과 상당부분 인생이 겹치죠. 살아온 시기가 같으니까요.


-그렇죠. 제가 군 복무 하던 시절인 1978년에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군의 주요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소장이었던 전두환을 보안사령관으로 임명 했거든요. 그리고 육사 교장이었던 정승화 중장을 대장으로 임명했는데 보안사령관 중장 티오에 어떻게 해서 전두환 소장이 왔냐는 것이 전 군의 화제였어요. 그 다음에 제가 제대하고 유학 가서 12.12를 보니까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나타나길 래 제가 군복무 할 때 보면 전두환 사령관이 세다고.. 제가 그것을 보고서 ‘저 사람이 보통 사람이 아니구나. 그걸 느꼈죠.

▶ 전두환 전 대통령이 추징금을 완납하기까지 16년이 걸렸습니다. 그 과정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응당 과거부터 해야 할 것을 미뤄온 건데요. 저는 그런 것을 떠나서 오늘 이 모습을 보니까 전두환 이순자 두 분의 너무 끔찍한 가족 사랑이 자식들의 인생을 통째로 망친 겁니다. 좋은 부모는 자식이 스스로 인생을 살도록 해주어야 하는데 이것은 자식사랑에 독이 된 거 아닙니까. 자식들은 헛살아 온 거고 앞으로 인생도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 느낌도 받았고요. 영화의 한 장면 같지 않습니까. 좋은 비유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영화 대부에서 꼬레오네 가문의 몰락 같은 모습을 느꼈습니다.

▶ 아들인 전재용 씨가 추징금을 완납하자고 오히려 부모님을 설득했다고 하죠.

-그 사정이야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는데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모와 자식은 별개의 인생으로 가야 하는데 저렇게 해서 저 가족이 뭐가 된 겁니까. 업보가 후대까지 가게 된 것이고 그 점에 대해서도 전두환 이순자 부부가 지금쯤 가슴을 칠지도 모르죠.

▶ 부모들의 잘못된 사랑이 이 비극을 낳았다는 말씀이시네요?

-네.

▶ 그 분이 버티기로 일관하다가 국민 앞에 백기를 들고 말았는데 이 과정 자체에서 왜 이렇게 어리석은 판단을 했을까. 그 부분이 궁금해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권 과정과 임기 중에 있었던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면 오히려 재산문제는 거기에 비하면 작은 거라고 봅니다. 그 당시에 있었던 인권유린, 그로 인한 한국 민주주의의 후퇴. 이런 해악에 비해 오히려 재산문제를 가지고서 우리가 너무 지나치게 그것을 말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저희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인생 그래프를 그려봤었는데 선고를 받고 난 후 쭉 내려갔었어요. 이번 추징금 완납을 통해서 다시 인생 그래프가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보십니까?

-사실상 가족이 다 몰락한 거죠. 제가 오죽하면 영화 대부에서 온 가족의 몰락을 보는 것 같다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교훈으로 삼아야 되겠다는 것이 권력이라는 것은 굉장히 유한한 것이고 특히 부모들이 가족을 저렇게 키우는 게 아닙니다. 저건 부모가 자식들을 완전히 다 죽인 거죠.

▶ 국립 현충원 안장 문제라든지 전직 대통령 예우법이라든지 이 부분에 관해선..

-그것도 이제는 더 이상 힘든 거 아닙니까. 이 문제 아니더라도 우리 정서상 용납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재임 중에 있었던 비극적인 광주 사태 라든가 수많은.. 저도 그 시절에 공부하고 들어와서 조교수 시절을 그렇게 보낸, 그때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평가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김영삼 대통령 당시 과거사를 반란으로 규정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논의할 가치도 없다고 봅니다.

▶ 지금은 전직대통령에 대한 경호를 받고 있는데 그것도 이제는 박탈해야 된다고 보시는군요.

-전직 대통령의 경호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으로서도 신변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런 문제는 생각해봐야 되겠죠.

▶ 정치권에서는 전두환 법을 만든 게 민주당이니까 우리의 공이라고 얘기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얘기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고 채동욱 검찰총장은 자신의 강한 의지라고 얘기하고.

-다들 매듭을 짓게 되는데 기여한 부분들이 있겠죠. 누구의 공이 더 컸다는 것도 우습지 않나요. 이제는 다 지나간 얘기가 된 것 같습니다.

▶ 잘못된 과거와 역사를 바로잡는 것은 결국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이뤄지긴 이뤄지는 군요.

-그렇죠. 정의와 진실은 항상 드러납니다. 다만 경우에 따라서 시간이 걸린다고 보는 것이죠. 전두환 전 대통령은 벌써 집권한 지 오래됐지만. 최근 정권까지 있었던 비리와 여러 가지 의혹들도 결국 시간이 걸리지 반드시 밝혀질 것이고 또 밝혀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모든 국민들이 올바르게 사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위정자일수록 권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허튼 생각을 못하도록 우리가 교훈을 주어야만 됩니다.

▶ 시사하는 바가 굉장히 크군요.

-그렇습니다. 항상 정의는 밝혀지고 진실은 살아있는 법입니다.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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