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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케이헌터, 김장훈 후광 이미 떨쳤다 “경쟁력은 목소리”
입력 2013-09-09 13:10 
고교생 가수 케이헌터(17·본명 김남혁)는 갓 데뷔했을 시점, 김장훈의 특별한 선택을 받았다. 라디오 프로그램에 흘러나온 케이헌터의 데뷔곡 ‘별이 될래요를 들은 김장훈은 독특한 목소리와 신인답지 않은 감성에 반해 케이헌터의 응원군을 자청했다.
덕분에 그는 지난 8월 초, 신인으로서 이례적으로 2만 5천 명의 관객이 모인 DMZ 평화콘서트 무대에 섰다. 데뷔 한 달 밖에 안 된 ‘생초짜 신인에게 수만 명의 관중이 보이는 무대 위 풍경은 어떻게 기억될까.
정말 큰 도움이 되기도 하고, 한편으론 아쉬움도 남았어요. 무대 뒤에서 봤을 땐 잘 몰랐는데 막상 무대에 서 보니 어휴. 막막하더라고요. 아마도 그렇게 큰 무대에 서는 일은 가수 생활을 하면서도 흔치 않은 일일텐데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아쉬워요.”
최근 데뷔 미니앨범 ‘사랑 배우기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케이헌터는 급변하는 가요계 속 자신의 경쟁력으로 목소리를 꼽았다. 실제로 앨범에 수록된 ‘러블리 걸 ‘결혼하자 ‘별이 될래요 등의 곡은 모두 다른 사람이 부른 곡인 듯 차별화 된 음색이 돋보인다.
처음엔 목소리가 곡마다 다르게 될 줄 몰랐는데, 댄스, 발라드, 보사노바 등 장르에 맞는 목소리를 넣을 수 있게 됐어요. 앞으로도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점은 단연 케이헌터의 미성. 언뜻 소년티를 아직 벗지 못한 게 아닌가 싶지만 변성기를 거쳐 고착된 케이헌터만의 독보적인 보이스다.

변성기 전에는 좀 걸걸한 목소리였는데 변성기가 끝나고 보니 이 목소리가 됐어요. 처음엔 이 목소리로는 가수 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지금의 목소리가 더 낫다는 주변 의견도 있었어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기획사에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는 케이헌터는 1년 동안 연습을 거듭한 끝에 연습생 오디션에 합격, 현 소속사 자이언트헌터에서 가수의 꿈을 키워 나갔다. 저스틴 비버를 롤모델로 삼은 그의 꿈은 해를 거듭할수록 무럭무럭 자라났고, 연습생 내공 또한 깊어졌다.
처음엔 발라드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포맨,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노래를 많이 찾아서 들었죠. 그런데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춤도 접하고 여러 장르를 접하다 보니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됐죠.”
여간해선 남자 솔로 가수가 성공하기 쉽지 않은 시대지만 케이헌터는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덧붙였다.
처음부터 솔로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제 목소리가 독특한 편인데, 가령 5인조 아이돌 그룹이 된다면 어우러지기 힘들 것이라고 (대표님이) 판단하신 것도 있고요. 저 역시 파트 때만 부르는 것보다 한 곡을 다 부를 수 있어 좋아요.”
데뷔곡 ‘별이 될래요에 이어 현재 활동 중인 타이틀곡은 ‘결혼하자다. 소꿉친구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달콤하게 그린 이 곡은 청소년을 위한 프러포즈송으로 연일 인기다.
케이헌터는 지독한 몸치라 춤이 제일 힘들었는데, 하다 보니 조금씩 나아지더라”며 언젠가 이상형인 걸스데이 민아와 듀엣 무대를 꾸미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그의 염원은 지난 2일 SBS ‘인기가요에서 이뤄졌다)
이밖에 비밀병기처럼 수록된 ‘러블리걸은 케이헌터가 가장 마음에 들어한 힐링송. 그는 타이틀곡으로 활동하지만 언젠가 인지도가 쌓이면 ‘러블리걸도 꼭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강조했다.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김장훈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도 참 신기하다. 김장훈 선배님이 한국에 들어와서 라디오를 듣던 중 ‘별이 될래요가 흘러나오는 걸 우연치 않게 들으셨대요. 라디오에서 저에게 러브콜을 하셨는데 아직은 부족하다 싶어 연락을 안 드렸는데 길거리 공연 때 깜짝 방문해주셨죠.”
무대 울렁증을 극복하기 위해 마이크와 엠프만 달랑 들고 나선 거리 공연. 무반응으로 출발했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된 소중한 경험이다. 여기에 김장훈까지 깜짝 등장해 홍대 거리를 달궜으니, 말 그대로 천군만마를 등에 업은 셈이다.
하지만 김장훈의 지원사격은 아직 신인인 케이헌터에게 양날의 검이 됐다. 김장훈 선배님께 도움 받고 주목 받아서 감사하지만, ‘낙하산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더군요. 제가 아니라도, 대중에게 그렇게 보인다면 낙하산이기도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얘기를 듣지 않기 위해 정말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데뷔 초부터 큰 무대에 섰다고 결코 자만하지 않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앞으로도 크고 작은 여러 무대에 서게 되겠지만, 제가 인지도가 더 생기는 순간이라도 결코 초심을 잃지 않을 겁니다. 어느 장소에서라도 노래를 부르는 곳에서는 늘 감사하자, 무대 위에서와 아래서 달라지지 않는 사람이 되자는 생각입니다.”
인터뷰 말미, 별이 되고 싶다던 케이헌터에게 넌지시 물었다. 넌 어느 별이 되고 싶니?
음, 이왕 갖는 꿈이면 크게 갖고 싶어요. 국내에서 성공하는 것도 큰 꿈이지만 가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별들의 무대, 그래미 어워즈에도 서고 싶고, 해외 무대에도 서고 싶어요.”
● 실은 케이헌터를 만나 아버지의 편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아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아버지의 편지 중 ‘오해와 편견에 상처 받으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다며 견뎌내던 너라는 대목은 네티즌의 코끝마저 찡하게 했다.
집에서 아버지와 같이 있는 시간보다 연습실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아버지와 대화를 나눌 시간은 별로 없었죠. 힘들 땐 투정부리고 싶기도 하지만 아버지께 말씀 안 드렸는데, 그런 제 마음을 제대로 보신 것 같아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버지가 더 힘들어하시는 것 같아 걱정 됐죠. 죄송하면서도, 또 걱정해주시니까, 세상에 제일 믿을 만한 사람은 역시 가족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케이헌터의 아버지는 아들의 꿈을 무조건 지지해줬다. 어머니께서는 공부 해서 평범한 길을 가는 게 어떻겠느냐 하셨는데, 아버지께서는 무조건적으로 지지해주셨어요. 저희 아버지의 꿈도 가수였는데 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포기하셨거든요. 제가 더 잘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말미, 비록 ‘섹션TV처럼은 못 돼도, 아버지께 육성으로 답장을 드리자 제안했다. 착한 미소를 지으며 쑥스러워하던 아들은 이내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또박또박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빠, 18년 동안 많이 힘드셨고 또 제가 가수 준비할 동안 투정도 많이 피우고 했지만 아버지 아들이라는 이름으로 당당하게 가수가 됐어요.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늘 그랬듯 뒤에서 지켜봐주세요. 실망시키지 않을 거고, 나중에 인지도 많아져서 곡을 쓸 수 있게 된다면 아빠를 위한 곡을 꼭 써드릴게요. 아빠 엄마 사랑해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자이언트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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