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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뚝이’ 포항, 축구는 ‘팀’ 스포츠임을 말하다
입력 2013-09-09 07:04 
[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임성일 기자] 올 시즌 다양한 찬사를 받았던 포항스틸러스에게 또 하나의 수식어가 필요할 듯싶다. 이쯤이면 위기가 찾아오겠지, 여기쯤에서는 흔들리겠지 싶은데 쓰러질 듯 넘어질 듯 다시 일어서고 있다. ‘오뚝이가 연상되는 힘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이 큰 고비를 넘겼다. 포항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K리그 클래식 27라운드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만약 패했다면 선두를 내줄 수도 있던 위기에서 포항은 예상을 깨는 스코어로 자리를 지켜냈다.
올 시즌 포항은 많은 찬사 속에서도 미심쩍은 눈초리를 받은 게 사실이다. 곧 쓰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결코 넘어지지 않고 있다. 오뚝이 같은 힘이다. 사진= MK스포츠 DB
최근 2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힘, 10경기 무패행진(7승3무)을 달리던 상대에 제동을 거는 힘, 핵심 멤버 두 명(이명주, 황진성)이 빠졌음에도 거뜬했던 힘을 과시하면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전북 역시 전력의 누수가 있었던 경기다. 주포 이동국이 6주 진단을 받았고, 2선의 핵 이승기 역시 2주가 필요하다는 부상으로 제외됐다. 이동국과 이승기의 이름을 생각할 때 전북도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래도 포항의 아픔이 더 컸다. 지난해 에이스 황진성과 올해의 에이스 이명주가 없는 포항이란 확실히 허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은 단단한 전력을 과시했다. 전북이 이토록 풀리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허둥거렸고 시쳇말로 ‘나사가 풀린 듯 강호답지 않은 플레이를 보이며 자멸한 인상도 적잖았다. 하지만, 상대가 흔들렸다는 것 역시 포항의 강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고비를 넘은 포항이다. 만약 전북전에서 패했다면 포항은 선두를 내줘야했다. 승점 1점차에 불과했던 울산이 인천을 잡아냈기에 뒤집힐 수 있었다. 쓰러질 수 있는 위기였지만, 포항은 다시 오뚝이처럼 버텨댔다. 모두가 이쯤이면 넘어지겠지”라고 할 때 포항은 강하게 일어서고 있다. 주위의 이런 시선이 외려 포항에게 자극이 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외부의 그런 시선에 대해 선수들도 그러겠지만, 정말 나한테는 큰 자극이 되고 있다”는 말로 ‘오기가 포항을 버티는 중요한 동력임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황 감독이다.
그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서 훈련하고 있다. 볼 때마다 인상적이다. 감독으로서 더더욱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선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 위해, 좋은 결실을 맺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다. 한 경기 승리에 연연하지 말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황선홍 감독은 우승을 다툴 팀들에 비해 객관적으로 부족한 스쿼드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결국 축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니라 팀 경기”라는 말로 선수들의 힘을 에둘러 자랑했다.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음에도 미심쩍은 눈초리가 있었던 포항이지만, 이 정도의 ‘오뚝이 힘이라면 이제 인정을 받아야한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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