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대전은 무슨…힙합은 하나다”…‘2013 원 힙합페스티벌’

[MBN스타 박정선 기자] 힙합 대전은 무슨, 오늘은 ‘원 힙합이다”
힙합 가수들 간의 전례 없는 디스 전쟁, 일명 ‘컨트롤 대란이 일어난 이후 진행된 페스티벌은 ‘디스는 없었지만 그보다 더 뜨거울 열기가 가득했다.
지난 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2013 원 힙합 페스티벌(ONE HIPHOP FESTIVAL)이 개최됐다.

사진=CJ E&M 제공

CJ E&M 음악사업부문이 주최한 국내 최초 초대형 힙합페스티벌인 만큼 무려 840분간 쉴 새 없는 무대가 진행됐고, 9000여 관객들과 32팀의 아티스트가 한 데 어우러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공연시작 한참 전인 오전부터 공연장 인근에는 스냅백을 쓴 관객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최근 컨트롤 대란 이후 실제 해당 공연의 예매율이 증가했다. 이슈에 의한 잠깐의 관심에 그칠 수도 있지만 이날 페스티벌이 힙합 문화의 본질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첫 시작은 Mnet ‘쇼미더머니 출연자인 딘딘, 제이켠, 매드클라운, 지조가 열었다. 신예 래퍼들의 패기어린 무대에 이어 클럽 마스터플랜의 마지막 래퍼인 본킴, 언더 힙합계의 대부라 불리는 가리온도 뒤를 이었다. 힙합에 잔뼈가 굵은 만큼 노련한 무대를 선보인 이들 덕에 초반부터 관객들 저마다 몸을 흔들었다.
이후 펼쳐진 무대는 국내 대표 힙합 레이블 소속 가수들이 맡았다. 팔로알토, 비프리, 허클베리 피, 레디, DJ 짱가, 이보 등이 속한 하이라이트 레코즈, 노이즈맙, 소울다이브, 이루펀트, 알이에스티(R-EST), DJ 주스(DJ JUICE) 등이 속한 스탠다드뮤직그룹, 버벌진트, 범키, 스윙스, 산이, 피타입(P-Type)이 속한 브랜뉴뮤직까지 무대에 올랐다.
특히 브랜뉴뮤직의 시간이 시작되자 관중들은 연신 환호했다. 산이의 ‘아는 사람 얘기 범키의 ‘갖고 놀래 등 최근 온라인 음원차트를 강타한 이들이 소속되어 있는 레이블이며, 무엇보다 이번 컨트롤 대란의 중심에 있었던 스윙스까지 속해 있어 브랜뉴뮤직이 무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특히 피타입은 여러분의 머릿속에 복잡한 사건이 많을 거다. 누가 누굴 욕하고 피가 터지게 싸우고 등 관심이 많겠지만 무슨 힙합 대전이냐”며 오늘은 ‘원 힙합 아니냐, 힙합은 하나고, 내 심장도 하나다”라고 컨트롤 대란을 의식한 듯한 발언을 내뱉었다.

사진=CJ E&M 제공

이밖에도 지코 with 어글리덕, 박재범, 배치기, 엠아이비(M.I.B), 일리네어(빈지노, 도끼), 루드페이퍼 with 엠타이슨, 라퍼커션 등도 이 열기에 한몫 거들었다.
특히 ‘원힙페의 헤드라이너이자 국내에 처음으로 내한한 ‘타이가(TYGA)와 ‘넬리(NELLY)의 무대가 임박해오자 장내는 미국 최고 힙합 스타를 기다리는 관객들의 열기로 가득 차올랐다. 타이가는 무려 20여 곡이 넘는 곡을 선보이며 미국서 가장 ‘핫한 스타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특히 무대 중간에 관객들을 무대에 불러들여 같이 춤추고 노래하는 등의 파격적인 관객 서비스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정해진 공연 시간을 20분이나 넘기며 한국 힙합 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넬리는 ‘90도 인사를 선보이며 한국 팬들의 호응에 화답했다. 특히 국내에 널리 알려진 히트곡 ‘핫 인 히어(Hot In Herre)와 ‘딜레마(Dilemma)가 흘러나오자 9000 관객 모두가 후렴 부분 떼창을 선보이며 넬리를 감격케 했다. 넬리는 이번이 첫 내한이다. 한국 팬들을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며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2013 원 힙합 페스티벌을 통해 힙합 장르에 대한 재조명과 힙합 장르에서 보여줄 수 있는 음악적 진정성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자 했던 주최 측의 의도는 어느 정도 선방했다. 향후 힙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뤄져 이슈성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r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