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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승의 환호, ‘썰렁한 판’은 아쉬움 가득
입력 2013-09-07 06:04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2년 개장 이래, 첫 A매치를 치른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홍명보호의 출범 이후 역사적인 첫 승을 거둔 ‘성지가 됐다.
의미 있는 경기였다. 서울에서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지역임에도 인천은 A매치 갈증이 컸던 곳이다. 곧잘 A매치가 벌어졌던 수원과는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6일 아이티전 전까지 가장 최근에 열린 A매치가 2004년 4월 28알 파라과이전(0-0 무)이었다. 무려 9년 만에 인천에서 치러지는 A매치였다.
하지만 불명예스러운 기록도 낳았다. 아이티전을 찾은 관중은 1만3624명이다. 역대 A매치 최소 관중 기록이다.
6일 한국-아이티전이 열린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유럽파가 첫 출동한 가운데 홍명보호가 첫 승을 거뒀지만 관중석은 매우 썰렁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지난 2008년 1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칠레전(1만5012명)보다 1388명이 적었다. 또 다른 관중몰이 실패사례인 지난 2005년 2월 4일 이집트전(1만6054명)과도 차이가 났다. 9년 전 A대표팀을 보러 인천 문학경기장을 방문한 이는 2만6237명이었다.

칠레전과 이집트전은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한겨울에 열렸다는 걸 고려하면, 한창 뛰고 보기 좋은 9월에 열린 아이티전의 최소 관중은 부끄러운 수준이다.
더욱이 홍명보호 출범 후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데다, 이청용(볼튼)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 유럽파가 첫 합류해 뛰는 경기였다. 흥행 요소는 충분함을 넘어 가득했다.
약 2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 규모를 고려하면, 좌석 점유율이 70%에도 미치지 못했다. 당초 만원 관중을 기대했던 걸 고려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일정이 좋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다. 금요일 오후 8시였다. ‘불타는 금요일 밤에 열리는 경기였다. 경기 전까지 약 7000장의 표가 예매됐지만, 흥행 열기가 현장 표 구매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로 범위를 좁혀도 가장 적은 관중수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 치른 4경기 평균 관중은 3만4632명(총 13만8525명)이었다.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장 관중이 적었던 동아시안컵 중국전(2만3675명)보다 1만명이나 차이가 났다.
기대한 만큼 화끈한 골 잔치 속에 거둔 대승이었다. 다소 깔끔함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의미있는 승리였고, 퍼포먼스였다. 하지만 ‘판이 제대로 깔리지 않았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A매치 관중
7월 20일 호주전 3만1571명 | 서울(상암)
7월 24일 중국전 2만3675명 | 화성
7월 28일 일본전 4만7258명 | 서울(잠실)
8월 14일 페루전 3만6021명 | 수원
9월 6일 아이티전 1만3624명 | 인천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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