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정완진의 The CEO] 자동제어시스템으로 300억 원을 벌다!
입력 2013-09-06 17:16 
요즘 기차역이나 극장 등에 가면 기계를 통해 직접 티켓을 구입하는 모습들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용되는 기기에는 자동제어시스템이 내장되어 있는데, 이 시스템을 만든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주)여의시스템의 성명기 대표입니다. 그는 이처럼 우리 생활에서 쓰일 수 있는 기술집약적인 장비들을 개발해 우리 생활을 한층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척박한 시장을 개척해 지금의 성공이 있기까지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그의 이야기를 MBN ‘정완진의 The CEO 제작진이 직접 만나 들어보았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Q. 자신의 학창 시절을 돌아본다면?

어릴 적부터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한 가지에 꽂히면 그로부터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해 몰입하는 편이고요. 어렸을 때 우연히 진공관 라디오를 접한 적이 있었습니다. 조그마한 기계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 마치 그 안에 사람이 소리를 내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죠. 강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라디오를 분해해서 그 안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때 이후로 전자제품의 분해와 조립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되었습니다.

Q. 직장 생활은 어떠셨나요?

한 회사의 방위산업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에서 애플 8비트 컴퓨터가 개발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호기심이 발동된 저는 동료 연구원들과 함께 애플 8비트 컴퓨터를 조립했죠. 하지만 막상 조립하고 나니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게임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 제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 컴퓨터와 군사장비를 결합한다면 산업용 자동제어장비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기심과 흥미가 생긴 저는 산업용 자동제어장비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공부를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창업해야겠다는 결심이 점점 더 강하게 들었고 그 길로 퇴사를 했습니다.


Q. 창업할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1983년 작은 컴퓨터 가게 하나를 냈습니다. 산업용 자동제어장비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했는데 저에게는 그만큼의 자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선은 컴퓨터를 조립해 판 돈으로 자금을 마련해갔죠. 그때 저희 가게에서 대학생들이 애플 컴퓨터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종종 토론을 했습니다. 토론을 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저는 방위산업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겪었던 지식과 노하우들을 살려 그들에게 조언을 해주곤 했었죠. 그러면서 친분을 쌓았는데 그 그룹 중 한 친구가 저에게 프로젝트 하나를 제안했습니다. 자동차 조향장치를 자동제어해 변형상태를 측정하는 장비 개발이었죠. 개발을 마친 그 장비는 저희 회사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고 이 일을 계기로 자동제어장비 개발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Q. 그 이후의 개발들은 순조롭게 이어졌나요?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제야 자동제어장비 개발에 뛰어드나 싶었는데, 저희 집안에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아들이 백혈병에 걸리면서 그때부터 일은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저와 아내는 아들의 백혈병 치료를 위해 지극정성을 다했고, 다행히 백혈병 치료를 무사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숨 좀 돌리나 싶었는데 제 아내가 폐결핵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위암에 걸리면서 엎친 데 덮친 꼴이 되었죠. 그때 당시의 심정은 정말 절망적이었습니다. 눈물이 흐르다 못해 마른 눈물이 났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좌절할 수 없었기에 아내와 저는 끝까지 치료에 전념했고 저희 두 사람은 무사히 건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Q. 위기 극복 후 사업은 어떻게 진행이 되었나요?

건강을 돌보느라 회사는 엉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저와 저희 회사를 가엾게 여겨 도와주려 했던 것일까요?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는 저를 연속으로 찾아왔습니다. 자재, 세무, 인사관리 프로그램 개발에서부터 고주파 암 치료 장비 국산화 프로젝트, 그리고 빌딩전력감시시스템 개발 등까지.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개발에 성공하며 그 성공들로 인해 회사는 점점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Q. 연이은 개발 성공, 계속 승승장구할 수 있었나요?

2001년, 공장들이 인건비가 싼 해외로 이전하면서 국내에는 공장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지금까지 했던 자동제어시스템 등을 납품할 곳이 점점 사라졌고 당연히 매출은 줄어들었습니다. 저는 이 사태를 마냥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고민했고, 그 결과 사업부별, 팀별, 개인별로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면 일한 만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모두들 열심히 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효과는 대단했습니다. 매출과 수익이 늘면서 60% 이상 성장할 만큼이었으니까요.


Q. 현재 주력하는 사업 분야는?

디지털 시대가 오면서 디지털 세상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사람의 행동 양식이 디지털화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던 찰나에 옥외광고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전개한 것이 디지털 광고판 사업이었습니다. 수요는 폭발적이었고 그 흐름에 힘입어 디지털 광고판과 결합된 통합시스템을 떠올렸습니다. ‘키오스크 분야라고 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버스티켓을 자동으로 판매한다든가 극장에서 무인티켓을 발권한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제어시스템을 점점 전력, 설비, 조명 쪽으로 확대를 하면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산업용 컴퓨터의 시장은 이미 상당 부분 점유한 지 오래고요. 최근에는 ‘임베디드 시스템이라고 해서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에 내장해 특수목적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강한 호기심이 저를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새로운 성취들을 가족과, 직원과 함께 가질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호기심과 성취감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1등 강소기업, 더 나아가 세계 1등 자동제어시스템 기업으로 발전해 나가고자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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