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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소통·화합으로 흐릿해진 천안함 사건…다시 보자 ‘천안함 프로젝트’
입력 2013-09-06 11:31 
[MBN스타 여수정 기자] 지난 2010년 3월 26일 대한민국 해군 초계함 PPC-772천안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에 정부는 북한어뢰폭침에 의한 공격으로 성급하게 사건을 마무리했고, 많은 이들의 의혹에도 정부의 발표를 믿어야 되는 사건으로 인식된 채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갔다. 분명 의심이 가는 몇 가지의 부분이 있음에도 누구도 쉽사리 정부의 뜻에 반발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3년이란 세월이 지났고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 정지영 감독이 기획에 나섰고 신예 백승우 감독이 용기있게 메가폰을 잡은 채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를 제작했다. 조금은 예민한 소재이기에 제작 당시 정 감독은 백 감독에게 영화를 제작한다면 세상이 색깔을 씌울 것 같은데 괜찮겠느냐고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백 감독은 너무도 당연하듯 ‘천안함이라는 말에 흥미를 느꼈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되기에 선뜩 제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영과 백승우 조합의 힘은 기대이상으로 엄청났다. 단순히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밝히는 것이 아닌 정부 결과에 의문을 품으면 항상 종복주의자로 몰리게 되는 사회에 대한 일침을 가한 셈이다. 이들은 소재가 소재인만큼 직접 실험을 통한 확인을 시작으로 전문가, 기자, 변호사 등을 만나 인터뷰로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일 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예고한 최종 결론이 한 달 보름 만이라는 짧은 시간에 나온 점, 신상철 대표와 국방부가 벌인 법정 장면 등 천안함 사건에 대해 숨겨진 베일이 벗겨지며 보는 이들에게 강한 깨우침을 일깨운다.
또 중저음의 목소리로 차근차근 내레이션을 이어가는 배우 강신일 덕분일까 내용에 대한 강한 신뢰와 함께 소통과 화합이 삶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알게 해준다. 천안함 사건의 허구를 알려주는 다양한 증거를 제시하는 신상철 대표와 해난구조 및 인양 전문가 이종인 대표의 경험을 토대로 한 의견들은 보는 이들의 뇌리를 스치기에 충분하다.
당연히 개봉이 마땅한 ‘천안함 프로젝트는 영화 본 심의 접수 직후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을 받아 상영 자체가 확실치 않았다. 이는 천안함 관련 해군 장교들 및 천안함유가족협회가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해군은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해 폭침됐다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결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천안함 프로젝트가 사실을 왜곡하고, 당사자의 명예를 훼손해 법적 대응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이들의 생각과 달리 ‘천안함 프로젝트에는 고인이 된 46명의 명예를 훼손할 장면은 하나도 등장하지 않으며 단지 천안함 사건을 소재로 소통과 화합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함이 있을 뿐이다.
진심이 통했을까. 9월 5일 개봉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4일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돼 예정대로 지정된 상영관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재판부의 결정문에는 영화의 제작과 상영은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장되며, 의혹 제기 자체를 막기 보다는 의혹제기를 허용하고 그에 대하여 투명하게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도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합조단 보고서와 반대되는 주장 또는 의견을 도출하기 위한 정황이나 증거가 명백히 허위가 아닌 이상, 합조단 보고서의 결론에 부합하는 증거나 정황을 함께 표현하지 않았다 하여 이영화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된 배경을 설명했다.
천안함 사건으로 소통과 화합의 중요성 강조하는 ‘천안함 프로젝트가 9월 5일 관객을 만난다. 사진=천안함 프로젝트 포스터
천안함 사건의 범인은 누구인가가 아닌 이를 통해 의문을 주장할 권리와 진정한 소통, 화합이란 무엇인가를 일깨워주는 가장 용기있는 작품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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