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팡 테리블'
프랑스의 대문호 장 콕토에게 무서운 아이라는 뜻의 '앙팡 테리블'로 불린 레몽 라디게. 세기의 작품 '육체의 악마'를 집필할 당시 나이는 불과 10대 후반이었다.
예체능에서는 이처럼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 천재들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 여자농구에 모처럼 '무서운 아이'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올해 중학교 3학년, 15세의 박지수.
192cm의 타고난 신체에 운동센스, 그리고 투지를 가진 박지수는 다음 달 태국에서 열리는 2013 아시아선수권대회(ABC)에서 여자국가대표팀의 승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미 지난 7월 2013 FIBA U19 여자농구대회에서 경기당 12.2점과 13.2개의 리바운드, 3.7어시스트 1.8블록을 기록해 세계무대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자신보다 3~4살 많은 선수와 상대하면서도 리바운드에서 전체 1위에 오른 충격적인 데뷔였다.
국제무대에 출전할 대표팀 최종명단 발표는 오는 27일. 최종 12인 안에 박지수의 이름이 있다면 고등학교 1학년으로 태극마크를 단 박찬숙을 넘어 한국 농구 사상 최연소 국가대표가 된다.
전망은 밝다.
위성우 국가대표 감독은 "예비 명단에 박지수를 뽑았을 때부터 대회에 데려가려는 취지가 있었다. 국제 성인 무대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경험시켜 주고 싶다"며 박지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선민 코치는 과외를 자처하며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과 공격과 수비 등 세밀한 부분을 다듬고 있다. WKBL 관계자는 "주장과 대표 선수들이 박지수에 대한 애정과 기대가 크다. 대표 선수들의 장점을 하나씩만 배운다면 경기에 뛰지 않더라도 선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떠들썩한 칭찬과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지만 정작 코트에 선 박지수는 침착했다. 박지수는 "언니들과 직접 경기를 해보니 체력과 기술 등 부족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지금은 국가대표 선발보다는 많이 배우는 것이 목표다"라고 웃었다.
여자농구계의 사랑을 듬뿍 받는 박지수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사이즈와 재능. 최상의 조건은 갖춰졌다.
MBN뉴스 이상주 [styp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