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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송삼동 “사랑에 목말라, 아기자기한 멜로 하고파”
입력 2013-09-01 18:01 
[MBN스타 여수정 기자] 2007년 연극 ‘선착장에서를 통해 배우의 길로 들어선 송삼동은 ‘낮술 ‘REC ‘상식적 만남 등에 출연해 독립영화계의 블루칩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 후 상업영화 ‘슈퍼스타 ‘남쪽으로 튀어 ‘노리개에 출연해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같은 날 개봉을 앞둔 주역작 ‘미스체인지와 ‘개똥이로 스크린 장악에 나섰다.
송삼동은 ‘미스체인지와 ‘개똥이에서 각각 연애경험 전무, 짝사랑만 10년째인 ‘모태솔로남 제칠과 어린시절의 쓰라린 기억을 안고 12년째 공장 노동자로 살아가는 산동네 토박이 개똥이 역을 맡아 그간 쌓아온 연기내공을 십분 발휘한다. 그는 오는 9월 5일 동시에 개봉하는 두 작품 때문에 본의 아닌 흥행대결을 펼치게 됐다. 한 배우의 작품이 함께 개봉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물론 조금은 대중적이지 않은 송삼동의 경우는 더욱 특별한 경우이자 그의 진정한 매력을 대중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행운의 기회인 셈이다.
원래 ‘미스체인지는 8월 29일 개봉예정이었는데 한 주 밀려서 5일 날 하게 됐다. (‘미스체인지와 ‘개똥이가 같은 날 개봉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런 경우도 있구나 싶다. 그만큼 내가 치러야할 책임감이 배가 된 것 같다. 좋은 이야기든 싫은 이야기든 한 번에 들려오지 않겠냐? 작품이 끝나면 어디로 잠수를 탈지도 모르겠다. (하하) 그러나 내가 선택해서 출연한 영화들이기에 들리는 결과는 달게 받겠다.”
독립영화계의 블루칩 송삼동이 같은날 개봉하는 주연작 ‘미스체인지와 ‘개똥이로 인기몰이에 나섰다. 사진=MBN스타 사진부
송삼동의 우려와 달리 그는 ‘미스체인지에서 그동안 ‘낮술을 통해 굳어져버릴 수도 있던 조용하고 어두운 캐릭터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능청과 코믹을 오가며 진정한 반전매력을 선보인다. 같은 배우가 맞나싶을 정도로 너무도 태연하고 자연스럽게 조용한 제칠과 카사노바 현구 사이를 오가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앞서 송삼동은 기자간담회에서 ‘미스체인지를 통해 ‘낮술 속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었다”고 알린 바 있다. 그래서인지 ‘미스체인지 속 송삼동의 모습은 새로운 이미지 변신을 향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주변사람들이 ‘낮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 나 스스로 그냥 ‘낮술 속 모습이 나의 이미지로 굳혀지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내가 찌질하고 조용한 역을 많이 한 줄 아는데 두루뭉술하게 보면 다 다르다. 편하고 친숙한 외모 때문에 비슷한 역할을 자주 접하는 것 같은데 이미지 변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할 것이다. 이미지 변신을 위해서가 아닌 그냥 여러 가지 역할을 해보고 싶다.”
송삼동은 스스로 찌질한 역을 자주 도맡았다고 말하지만 그가 보여준 연기는 찌질이 아닌 진짜 사람냄새 나는 연기다. 애당초 진솔하고 어딘가에 아픔이 있는 배역을 연기했기에 내면 연기가 더욱 부각됐을 것이다. 조금은 어색할 것 같았던 ‘미스체인지 속 카사노바 연기를 너무도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앞으로 스크린에서 종횡무진 할 송삼동의 미래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미 다작 아닌 다작을 경험한 송삼동이 진짜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을까.

나는 진짜 멜로를 많이 하고 싶었던 사람이다. 사랑에 목말랐던 사람인데 어떻게 하다보니 작품에서 주로 남자들만 만나더라… 그래서 솔직히 나는 멜로와 연이 아니구나 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스체인지에서 연애의 과정이 많이 생략되긴 했지만 여배우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게 어디냐, 감사하다. (하하) 내가 원하는 멜로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그런 아기자기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속 양동근이 열연한 고복수 역을 해보고 싶다. 상대로는 양동근도 이나영과 연기했기에 나 역시 이나영이지만 아무나 괜찮다. 다 사랑할 수 있다. (하하)”
그동안 조용한 내면연기를 보였던 송삼동이 ‘미스체인지에서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사진=MBN스타 사진부
송삼동의 고백처럼 그는 다양한 작품을 접했지만 유독 여배우와의 접촉은 손에 꼽을 정도다. 다행히 ‘미스체인지와 ‘개똥이를 통해 여배우와 연기 호흡을 맞췄기에 이를 계기로 아기자기한 멜로 연기를 선보일 모습을 내심 기대해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달달한 로맨스를 원하지만 ‘미스체인지 속 마지막 대사이자 다소 오글거리는 표현 때문에 고민을 하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마지막 장면에서 제칠이 좋아하는 후배 수현(신유주 분)에게 ‘퇴근 같이하자, 저녁 먹을까? 비싸고 맛있고 행복한 것…?이라고 말한다. 내가 연기하기에 편해야 되는데 조금은 오글거렸다. 수줍어서 대충 얼버무리듯이 표현했다.”
송삼동이 아기자기한 멜로 연기에 대한 소망을 드러냈다. 사진=MBN스타 사진부
멜로 이야기를 하면서 부끄러워하지만 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송삼동의 모습은 천진난만한 아이를 보는 듯했다. 이렇게 밝은 사람인데 그동안 조용한 역을 어떻게 연기 했을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너무도 순수하고 유쾌하다. 그 역시 내입으로 어떻게 순수하다고 말하겠냐, 그냥 나는 순수하고 밝은 사람이고 싶다. 아직은 철이 없어서 그런지…”라고 은근슬쩍 자신의 순수함을 인정하기도 했다. 본래의 성격을 베일에 가려둔 채 오직 맡은 배역에 200% 몰입한 송삼동의 연기인생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배역이 있을까.
독립영화는 상업영화에 비해 배역이 다양해 연기 스펙트럼이 넓다. (많은 작품을 접하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처음부터 끝까지 작업한 것 중에 마음에 드는 영화는 없다. 내가 연기한 것을 직접 봐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어색해서 만족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만족을 못하면 내 자신이 작아지니까 가끔은 괜찮아, 그 정도면 잘했다고 칭찬하기도 한다.”
칭찬은 돌고래가 아닌 송삼동을 춤추게 한다? 앞으로 스크린을 도화지삼아 다양한 색의 연기를 펼칠 송삼동을 기대해본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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