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홍정호가 대한민국 수비수 최초로 빅리그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시즌 구자철과 지동원이 임대로 활약했던 아우크스부르크 이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29일 독일로 출국한 홍정호는 메디컬테스트를 거친 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계약서에 사인할 수순을 준비하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걸출한 수비수는, 탁월할 골잡이만큼 한국 축구에 있어 목마른 과제다. 황선홍 이후 탄생하지 않는 골잡이만큼, 홍명보 이후 답답한 대형수비수 역시 쉽사리 답이 보이지 않는 일이다. 홍정호는 후자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인물이다. ‘제2의 홍명보란 수식어를 받았던 인물들이 수두룩하지만 그 무게를 버텨냈던 선수들은 흔치 않았던 것에 비해 홍정호는 제법 잘 머리에 지고 갔다.
유럽에서의 호출은 그 흐름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지표다. 성사되고 가서 잘 한다면, ‘제2의 홍명보가 아닌 ‘제1의 홍정호가 될 수 있다.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고, 따라서 하필이면 이 시점에 독일로 날아간 홍정호에게 기대가 크다. 이 시점에 선수의 미래를 위해 큰 결단을 내린 제주유나이티드도 박수를 받을 만 하다.
‘하필이면 이 시점이란 표현은 제주유나이티드의 현 위치가 너무도 절박한 것에 기인한 것이다. 2013년을 하늘에서 보내는가 땅에서 지내는가의 갈림길을 앞두고 있는 제주다. 오는 9월1일 26라운드를 끝으로 K리그 클래식은 상하위리그로 갈린다. 상위리그는 시즌 우승팀과 ACL 출전팀(3위까지)을 가리는 ‘하늘인 반면, 하위리그는 내년 K리그 챌린지로 떨어져야하는 팀을 선별하는 ‘땅이다. 엄청난 갈림길이다.
1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유나이티드는 ‘아찔함의 중심에 있다. 현재 9위인 제주는 7위 부산, 9위 성남과 마지막 1장의 상위리그행 티켓을 두고 사활을 건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확률상으로는 제주가 가장 떨어지지만, 제주가 승리하고 다른 두 팀이 비기거나 패하면 올라가는 경우이니 전혀 가능성이 없는 시나리오도 아니다.
부산과 성남은 승점 37점이고 제주는 승점 36이다. 무조건 제주는 이긴 뒤 다른 팀의 결과를 지켜봐야한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내려진 홍정호의 유럽진출이라 더 박수를 보낸다. 홍정호도, 제주유나이티드도 결정을 알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실상 홍정호의 유럽진출 모색은 이전부터 준비된 일이다. 아마도 제주가 지금처럼 벼랑 끝에 몰릴 것이라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제주의 시즌 초중반 흐름은 응당 상위리그에 진입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름의 무더위 시작과 함께 고꾸라지면서 이제는 벼랑 끝에 몰렸다. 때문에 홍정호도, 제주 구단도 상황이 답답해졌다. 당황스러울 것이다.
유럽 이적시장의 문이 9월2일 닫히는 상황에서 홍정호와 제주 구단은 과감한 선택을 내려야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쯤 되는 빅리그에서의 언제 다시 찾아올지 보장할 수 없는 일이다. 선수의 미래를 위해, 구단의 수익을 위해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이 생각으로 홍정호도 제주유나이티드도 결단을 내렸다.
많은 축구팬들은 그 결정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제주유나이티드의 팬들은 다를 수 있다. 당장 철퇴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인데, 반대로 철퇴를 모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앞두고 있는데 팀의 간판 수비수가 떠난 것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모두가 대승적인 마음을 갖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상하위리그 분기점은, 제주 쯤 되는 팀에게는 강등과 같은 일이다. 서울이나 전북이나 수원이 하위리그에 가면, 그것이 강등이다.
요컨대 제주와 홍정호는 제주도민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감사해야한다. 결정은 팬들의 여론수집 없이 내려진 일이다. ‘한국축구와 선수의 미래를 위한 결정은 명분이 충분하나 ‘제주도민들을 위한 명분은 떨어진다. 마케팅을 참 잘하는 제주가 근래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심심치 않은 상황이다.
씁쓸한 제주도민의 마음을 달랠 길도 생각해야한다. 하늘의 힘까지 빌려 상위리그에 올라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것이 안 된다면, 제주도 홍정호도 미안해하며 고마워할 방법을 찾아야한다. 2010년,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뒤 구자철이 유럽으로 떠난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lastuncle@maekyung.com]
반가운 일이다. 걸출한 수비수는, 탁월할 골잡이만큼 한국 축구에 있어 목마른 과제다. 황선홍 이후 탄생하지 않는 골잡이만큼, 홍명보 이후 답답한 대형수비수 역시 쉽사리 답이 보이지 않는 일이다. 홍정호는 후자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인물이다. ‘제2의 홍명보란 수식어를 받았던 인물들이 수두룩하지만 그 무게를 버텨냈던 선수들은 흔치 않았던 것에 비해 홍정호는 제법 잘 머리에 지고 갔다.
제주도 홍정호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현재 제주는 너무 절박한 상황에 몰려있다. 과감한 결정이나 제주도민들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미안하고 고마워할 방법을 찾아야한다. 사진= 제주유나이티드 제공 |
‘하필이면 이 시점이란 표현은 제주유나이티드의 현 위치가 너무도 절박한 것에 기인한 것이다. 2013년을 하늘에서 보내는가 땅에서 지내는가의 갈림길을 앞두고 있는 제주다. 오는 9월1일 26라운드를 끝으로 K리그 클래식은 상하위리그로 갈린다. 상위리그는 시즌 우승팀과 ACL 출전팀(3위까지)을 가리는 ‘하늘인 반면, 하위리그는 내년 K리그 챌린지로 떨어져야하는 팀을 선별하는 ‘땅이다. 엄청난 갈림길이다.
1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유나이티드는 ‘아찔함의 중심에 있다. 현재 9위인 제주는 7위 부산, 9위 성남과 마지막 1장의 상위리그행 티켓을 두고 사활을 건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확률상으로는 제주가 가장 떨어지지만, 제주가 승리하고 다른 두 팀이 비기거나 패하면 올라가는 경우이니 전혀 가능성이 없는 시나리오도 아니다.
부산과 성남은 승점 37점이고 제주는 승점 36이다. 무조건 제주는 이긴 뒤 다른 팀의 결과를 지켜봐야한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내려진 홍정호의 유럽진출이라 더 박수를 보낸다. 홍정호도, 제주유나이티드도 결정을 알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실상 홍정호의 유럽진출 모색은 이전부터 준비된 일이다. 아마도 제주가 지금처럼 벼랑 끝에 몰릴 것이라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제주의 시즌 초중반 흐름은 응당 상위리그에 진입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름의 무더위 시작과 함께 고꾸라지면서 이제는 벼랑 끝에 몰렸다. 때문에 홍정호도, 제주 구단도 상황이 답답해졌다. 당황스러울 것이다.
유럽 이적시장의 문이 9월2일 닫히는 상황에서 홍정호와 제주 구단은 과감한 선택을 내려야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쯤 되는 빅리그에서의 언제 다시 찾아올지 보장할 수 없는 일이다. 선수의 미래를 위해, 구단의 수익을 위해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이 생각으로 홍정호도 제주유나이티드도 결단을 내렸다.
많은 축구팬들은 그 결정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제주유나이티드의 팬들은 다를 수 있다. 당장 철퇴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인데, 반대로 철퇴를 모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앞두고 있는데 팀의 간판 수비수가 떠난 것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모두가 대승적인 마음을 갖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상하위리그 분기점은, 제주 쯤 되는 팀에게는 강등과 같은 일이다. 서울이나 전북이나 수원이 하위리그에 가면, 그것이 강등이다.
요컨대 제주와 홍정호는 제주도민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감사해야한다. 결정은 팬들의 여론수집 없이 내려진 일이다. ‘한국축구와 선수의 미래를 위한 결정은 명분이 충분하나 ‘제주도민들을 위한 명분은 떨어진다. 마케팅을 참 잘하는 제주가 근래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심심치 않은 상황이다.
씁쓸한 제주도민의 마음을 달랠 길도 생각해야한다. 하늘의 힘까지 빌려 상위리그에 올라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것이 안 된다면, 제주도 홍정호도 미안해하며 고마워할 방법을 찾아야한다. 2010년,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뒤 구자철이 유럽으로 떠난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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