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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Mr. 전설] 이승엽-홍성흔의 ‘유니폼 바꿔입기’
입력 2013-08-30 08:40  | 수정 2013-08-30 09:28
이승엽과 홍성흔은 절친 중에 절친이다. 기량이나 인성 면에서 ‘76년생 용띠 클럽의 대표 주자다. 이승엽이 다소 내성적이라면, 홍성흔은 외향적인 성격. 이런 상반된 성향이 지금까지 변함없이 서로 의지하고 이끌어 주는지 모른다. 2002년 1월 이승엽의 결혼식 때 ‘함진아비를 한 이도 홍성흔이었다.
수원구장에서 열린 1999년 올스타전. 매직리그 대표로 출전한 이승엽과 드림리그 멤버인 홍성흔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다소 멋쩍어 하는 이승엽을 보며 홍성흔이 파안대소하고 있다.

당시 이승엽은 홍성흔과 유니폼을 바꿔 입은 것에 대해 친구지간에 서로의 정을 나누는 차원이다”고 말했었다.
이승엽이 국내에서 삼성 라이온즈 이외의 유니폼을 입을까. 이승엽은 삼성에 영원한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은 것은 이 사진이 유일할 듯싶다.

1999년은 이승엽, 홍성흔 모두 잊지 못할 해다. 이승엽은 홈런 54개로 유아독존의 홈런왕으로 자리를 굳힌 해이고, 홍성흔은 신인으로 두산의 주전포수 자리를 꿰찬 해다. 이승엽은 페넌트레이스 MVP, 홍성흔은 신인왕에 뽑혀 최고의 시즌을 보낸 해이기도 하다.
이승엽과 홍성흔은 올해 우리나이로 38세다. 사진 속 앳된 모습 대신 세월의 무게가 느껴질 만큼 중후함이 묻어 나온다. 집에서는 가장, 팀에서는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최고참급이다.

예전의 호쾌한 타격과 상대 투수를 압박하는 존재감은 퇴색했지만 이들에겐 ‘벤치 리더라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팀의 기강을 잡고, 선수들의 힘을 한 데 모아 긴 페넌트레이스를 흐트러짐 없이 끌고 가는 것이 ‘벤치 리더의 역할이다. 감독이나 코치가 할 수 없는 야전 사령관인 셈이다. 잘 나가는 팀엔 뛰어난 ‘벤치 리더가 있게 마련이다.
이승엽과 홍성흔은 소속팀 뿐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 전체의 ‘리더로서 자질을 인정받고 있다. 야구장에서는 물론이고 유니폼을 벗었을 때의 사생활에서도 이들 둘은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10년 뒤, 20년 뒤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이승엽 홍성흔이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대호 기자 dhkim@maekyung.com]
사진제공=장원우 전 주간야구 사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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