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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덩이` 오재영, 이닝수보다 투구수에 집중
입력 2013-08-30 07:19  | 수정 2013-08-30 07:52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넥센 히어로즈 오재영(28)의 평균자책점 0의 기록이 깨졌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평균자책점보다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온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오재영은 2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4회까지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퍼펙트 피칭을 한 오재영은 5회에 연속안타를 맞아 올 시즌 첫 자책점의 쓴맛을 봤다.
오재영은 28일 잠실 LG전에 대해 최소실점으로 승계해주지 못한 미안함을 털어놨다. 사진=MK스포츠 DB
안타 허용 이후 흔들리던 오재영을 다독거리기 위해 허도환이 마운드에 올랐을 때, 오히려 오재영이 포수의 어깨를 두드리며 안심시켰다. 투수교체를 위해 최상덕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을 때는 잠시 망설이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강윤구에게 공을 넘겼다.
오재영은 투수가 실점을 안 할 수 없다. 실점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대신 다른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예상했던 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이 가장 속상하다는 오재영이다. 오재영은 우리가 2-0으로 앞서고 있었는데 한 번에 안타를 맞으면서 2-3으로 역전된 상태였다. 내가 더 잘 막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와 아쉽다”라며 최소실점으로 마무리하고 다음 투수에게 승계해줬으면 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날 넥센은 8회말 박병호의 투런포로 4-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에 오재영은 실점은 했지만 선수들이 이기려고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강)윤구가 있어 다행이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오재영은 지난 11일 370일 만에 1군에 돌아와 올 시즌 4경기(선발 2경기)에 등판해 1승1홀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중이다. 등판한 4경기 중 3경기에서 팀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실제로 넥센은 오재영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오재영이 복귀한 이후 넥센은 7승6패(승률 0.538)를 기록하며 3위 두산 베어스와 0.5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다. 특히 고전했던 투수들은 팀 평균자책점 4.48(6위)에서 3.76(5위)으로 낮췄다.
오재영은 올 시즌 등판한 4경기 중 3경기에서 팀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사진=MK스포츠 DB
오재영은 야구는 투수가 다 해야 한다. 실점에도 여러 가지 스토리가 있어 야수들이 지치고 의욕을 없애는 경기를 하면 안 된다”며 최근 타이트한 경기를 많이 펼쳤으나 점수를 많이 주진 않았다. 투수들이 최소실점으로 안정감을 주다보니 선수들 모두가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과거는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는 오재영은 나는 삼진을 잡는 투구 스타일이 아니다. 범타로 유도하는 피칭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범타로 처리하면서 경기를 빠르게 진행시키는 것이 가장 분위기를 좋게 하는 것 같다”라며 자신만의 경기방식을 밝혔다.
이어 오재영은 이닝수보다 투구수에 집중하고 있다. 한 회를 더 던질 수 있다면 최소한의 투구수로 한 이닝을 더 채우고 싶다”라고 말했다.
지금도 야구장에 오면 긴장한다는 프로데뷔 9년 차 오재영은 순위권 경쟁이 한창인 지금 팀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팀이 4강에 올라 가을야구를 같이 했으면 좋겠다”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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