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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설국열차’ 커티스와 묘하게 닮았다?…‘엘리시움’ 맥스
입력 2013-08-28 09:01 
[MBN스타 여수정 기자] 한 남자가 자신의 생명을 위한 작은 선택 때문에 졸지에 모든 시민들의 인생을 손에 쥔 영웅으로 변신한다. 그의 이름은 맥스 드 코스타(맷 데이먼 분). 그는 공장에서 일하던 중 강력한 방사능에 노출되고 공장으로부터 단 1%의 보상이나 사과도 받지 못한 채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방법도 물색하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하려는 찰나, 모든 질병도 치료가 가능한 유토피아 엘리시움이 떠오르고 지인을 통해 그곳에 가기위한 계획을 세운다.
엘리시움행을 원하는 사람의 수는 엄청나다. 결국 그는 자신의 몸을 치료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목숨을 건 게임을 시작한다. 엘리시움에서 잠시 지구로 내려온 한 사람의 정보를 캐내고 그 대가로 엘리시움에 갈 수 있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계획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찰나, 갑작스런 엘리시움 측의 공격으로 맥스의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된다.
죽음을 받아들이려는 순간, 맥스는 자신의 머릿속에 입력한 정보가 실은 엄청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다시 한 번 거래를 시작한다. 행복을 만끽할 때 쯤 어릴 적 사랑했던 오랜친구인 프레이(앨리스 브라가 분)를 우연히 만나고 그녀의 딸 지병을 고쳐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제대로 영웅심리에 발동 걸린 맥스는 프레이의 딸을 엘리시움에 데려갈 것을 약속한다.
‘엘리시움 속 맥스가 ‘설국열차속 커티스와 묘한 닮은꼴로 친숙함을 안기고 있다. 사진=엘리시움 포스터
아주 사소한 약속 때문에 맥스는 예기치 못한 공격들로 위기에 처하고 그 순간에도 머릿속에서 자신의 생명, 더 나아가 첫사랑의 딸 생명, 엘리시움을 갈망하는 지구인을 떠올리며 짐을 내려놓지 않는다. 자신의 생명을 위해 시작한 일이 갈수록 많은 이들을 위한 선택이 돼버린 맥스는 어딘지 모르게 친숙하다. 맥스는 ‘설국열차 속 꼬리칸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물 불가리지 않고 전진하는 커티스의 모습과 너무도 유사하다. 비록 시작은 다를지언정 과정과 결과는 결국 행복한 삶을 위한 투쟁이다.

맥스와 커티스는 스스로 영웅이 됐다기보다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졸지에 영웅이 된 꼴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사람들을 향한 무한헌신과 인간미로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갈수록 영웅심리에 발동을 걸며 자신들만이 꼭 이렇게 행동해야 되는 것처럼 묘사하기도 한다. 두 사람은 사람을 잃을 때마다 눈물을 쏟아낸다. 마치 자신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 마냥 착각하며 자책한다. 그러나 이들의 운명이 아니기에 자책하는 모습은 오히려 억지스럽기도 하고 거부감마저 든다.
닮은꼴 맥스와 커티스 사이에도 차이점이 존재한다. 맥스는 어릴 적부터 할머니로부터 너는 특별한 아이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이는 맥스가 영화의 주인공이자 내면의 영웅적 심리가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자신보다 친구 프레이 딸에 대한 애정을 쏟는 걸 보면 ‘감기 속 장혁이 맡은 지구 와도 비슷하다. 두 사람 모두 상대배우에게 어느 정도의 호감이 있기에 아이 구조에 더욱 힘쓴 것 일 테니까.
‘엘리시움은 과거 ‘디스트릭트9으로 개봉과 동시에 많은 마니아층을 섭렵한 닐 블롬캠프가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기에 전작과 연결돼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있었다. 착각은 금물. ‘엘리시움은 ‘디스트릭트9과 전혀 다른 메시지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때문에 신선하면서 동시에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또 어찌 보면 착한 결말을 그린 ‘설국열차 라는 해석을 받을 수 있는 여지도 크다. 비극적인 결말로 관객을 매료시킨 ‘디스트릭트9의 여파가 컸던지 상상을 뛰어넘는 결말이 아닌 예측이 가능한 결말로 안타까움을 안기기도 한다. 그러나 긴박한 상황, 위기에 처한 인물의 심리, 영화의 배경이 섬세하게 스크린에 녹아있어 역시”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든다. 오는 29일 개봉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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