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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판 깔고’ 김태균 ‘도발하고’
입력 2013-08-15 16:58  | 수정 2013-08-15 18:55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코를 납작하게 해주겠다.”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한화 이글스 김태균(31)이 상대 팀 감독 앞에서 도발(?)적인 발언을 했다. 상대는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2위 LG 트윈스다. 사연이 있다. 판은 김기태(44) LG 감독이 깔았다.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이 15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한화 김태균을 더그아웃으로 불러 폭소를 자아냈다. 사진=MK스포츠 DB
15일 한화-LG전을 앞둔 잠실구장 LG 더그아웃. 김기태 감독이 한창 말을 아끼고 있을 때였다. 취재진의 민감한 질문이 쏟아지자, 김 감독이 발을 뺐다. 김 감독은 솔직하고 재밌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많지만,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LG는 가을야구 가능성을 높였지만, 여전히 확정 단계는 아니다. 지난 10년의 아픔이 있기 때문에 김 감독은 늘 말조심에 신경을 쓴다.
궁지에 몰린 김 감독 앞으로 때마침 김태균이 훈련을 위해 지나갔다. 김태균이 김 감독에게 인사를 건네자 곧바로 김 감독이 태균아, 이리로 와 봐!”라며 김태균을 불렀다. 이어 김 감독은 자신의 옆에 앉으라고 하더니 오늘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말해 달라”고 질문을 던졌다.
김태균은 활짝 웃더니 재치 있는 답변으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살렸다. 김태균은 최하위 팀이지만, 1위 싸움을 하고 있는 LG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태균아, 감독님께 말씀 드리겠다”라며 지지 않고 받아쳤다. 하지만 이내 아픈데는 없지?”라며 김태균을 격려했고, 김태균도 괜찮습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한화는 LG에 시즌 상대 전적에서 1승8패로 가장 약했다. 지난 14일 청주 NC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김태균이 농담으로 던진 말을 현실화시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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