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인터뷰] 최성준 “‘너목들’ 유창, 게이로 오해하는 사람 많다”
입력 2013-08-14 11:37  | 수정 2013-08-14 11:49
[MBN스타 김나영 기자] 배우 최성준은 이름 앞에는 감초배우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데뷔 10년차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를 선보였지만, 강렬하게 뇌리 속에 스치는 작품은 없었다.
지난 1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에서 국선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원 유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최성준은 극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시청자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발전하는 기회를 얻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걸 얻어가는 작품이다. 물론 시청률 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시청했기 때문에 나를 알리는 데는 일조를 했을 것이다. 떠나보내기 힘든 작품이지만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을 기대하게 만든 작품이라 현재 기분이 좋다”
사진= 이현지 기자
‘너목들이 높은 시청률을 자랑한 만큼, 주인공을 비롯한 조연급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성준이 맡은 유창 역시 밝고 눈치없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때문에 온라인상에는 유창과 차관우 변호사(윤상현 분)의 장면을 편집해 남남커플을 탄생시킨 영상도 등장했다.

시청자들이 ‘우유 커플이라고 하더라(웃음). 미묘한 러브라인이 그려져 많은 분들이 유창을 게이라고 오해했지만 사실은 아니다.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 허당끼 있고, 차변에게 유독 웃으면서 다가가 오해를 하신 것 같다. ‘우유 커플을 지지해주시는 분들에게는 미안하다.”
‘너목들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시나리오, 주조연 배우들의 열연, 기존에 볼 수 없던 법정스릴러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초반 편성과 캐스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방영 내내 큰 호평을 얻으며 시청률 20%를 훌쩍 넘겼다.

개인적으로 대본을 받을 때마다 시청자들이 본방송을 기다리는 마음 같았다. 항상 대본을 받으면 작가선생님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전혀 예상하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가 흘러가 매번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감독님도 대단하다. 1시간이 10분처럼 느껴질 만큼 집중할 수 있는 작품을 연출했다. ‘너목들을 통해 작가와 감독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배웠고, 앞으로 내가 다른 역할을 맡을 때 어떻게 표현할 지를 많이 알게 됐다. 정말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최성준은 연예계 엄친아로 유명하다. 그는 대일외고-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에 다닌 연예계 수재다. 뿐만 아니라 4개 국어를 사용하는 능력자이며, 멘사 회원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나는 공부를 오기로 했다. 시험에서 문제를 틀리는 것 자체가 자존심 상하는 스타일이여서, 교과서를 다 외웠다. 심지어 교과서를 복사한 다음에 화이트로 몇 부분을 지워 쓸 정도로 공부했다. 그렇게 공부하다보니 좋은 대학을 간 것 같다(웃음). 언어에는 조금 약한 편이다. 하지만 좋아해서 금방 습득한다. 영어, 한국어는 기본이고 불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을 배웠다. 그런데 다른 나라 언어를 사용하지 않다보니 다 까먹었다.”
일반적으로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미는 독서다. 하지만 그는 활동적인 운동을 좋아한다. 지금은 연기에 집중하고 싶다며 자제중이다.

(그룹 슈퍼주니어) 최시원, 동해, 강인과 함께 정기적으로 농구를 하면서 여과시간을 보낸다. 또 강인이랑 재즈바에 가서 와인도 마시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연애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강인이는 요새 좀 외로워하더라(웃음). 여과생활도 좋고 연애도 하고 싶지만 일단 지금은 작품에 집중해야한다. 이러다 결혼은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결혼업체에 가입해서 결혼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요새 가끔한다(웃음).”
길거리 캐스팅으로 지난 2003년 박카스 CF를 통해 처음 데뷔한 최성준은 이후 많은 곳에서 러브콜을 받아 ‘한강수 타령 ‘사랑이 리필이 되나요? ‘궁에서 연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유망주로 떠올랐을 무렵 갑자기 생활을 중단한 적이 있다. 학업에 열중하며 미래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여러 경험을 하고 싶었다. 다른 친구들처럼 취업준비를 한 것도 아니고, 연기하다가 부랴부랴 졸업했다. 그렇다보니 이것저것 다해보고 결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외국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해보기도 하면서 나의 길을 찾으려고 했다. 대일외고, 서울대학교를 나와 부모님의 반대가 컸지만 내가 하고 싶은 배우의 길에 다시 한 번 도전하기 위해 고집을 부려봤다. 현재는 부모님이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
인터뷰 내내 최성준은 연기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뚜렷한 관념을 가진 배우라는 느낌을 줬다. 해맑게 웃다가도 연기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눈빛부터 바뀌며 진지하게 응했다.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주인공 욕심은 없을까 물었더니 유쾌한 대답이 돌아왔다.

주인공 욕심? 기회가 되면 하겠지만 내공이 부족해서 일단 다양한 역할을 도전해 연기력을 인정받는 것이 순서인 것 같다. ‘너목들에서 밝은 이미지의 유창을 선보였다면 정반대의 성격인 심오한 역할이나 악역을 해보고 싶다. 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악역이 아닌 살아있는 느낌을 가진 역할을 하고 싶다. 집에서 미미인형을 보고 대화를 한다든지, 개인적인 상처를 가지고 고뇌하는 캐릭터, 뻔히 보이는 전형적인 느낌이 아닌 특이한 인물을 맡고 싶다. 예를 들어 ‘드라마의 제왕에서 치졸하게 여자랑 싸워서 지기 싫어하는 강형민(최시원 분)같은 살아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
하지만 욕심 많은 최성준에게도 피하고 싶은 작품은 있다. 바로 공포물이다. 그는 귀신이 등장하는 작품을 보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보는 상황이 온다고 해도 귀를 막고 눈을 45도로 내려서 볼 정도다.

공포물을 정말 보지 못한다. 귀신이 튀어나올 것 같을 때는 귀를 막거나 장면을 돌려본다. 그리고 다시 잔잔한 장면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다. 분위기를 무섭게 하고 깜짝 놀라게 하는 공포물은 나에게 고통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놀라는 연기는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웃음)”
배우로서의 최종목표는 ‘색깔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 ‘저 배우는 괜찮아, 저 배우가 나오는 작품보고 싶어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다양한 캐릭터에 대해 연구도 많이 하는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하는 최성준. 다부진 욕심과 남다른 각오가 앞으로의 연기에 큰 기대감을 갖게 했다.
김나영 기자 kny818@mkculture.com

MBN APP 다운로드